일본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16일, 대전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력 규탄과 일본의 사죄배상을 촉구하는 대전시민촛불행동이 진행됐다. 대전지역 5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평화나비대전행동은 16일 저녁 7시 30분부터 은하수 네거리 옆 인도(둔산동)에서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력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대전시민촛불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촛불행동에서는 ‘강제동원 굴욕해법 원천무효!’, ‘일본은 강제동원 사죄 배상하라!’, ‘한미일군사협력 반대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말라!’, ‘대법원 판결 이행하라!’ 등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일본의 행태를 규탄하는 날선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날 발언에 나선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역위원회 홍경표 위원장은 “대법원이 판결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하라는 내용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이라는 아주 희한한 걸 해법이라고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은 굴욕해법이자, 친일매국해법”이라고 규정하며, “당장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대전민중의힘 김율현 상임대표(민주노총대전본부장)도 “윤석열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일관계를 강제 봉합시키려는 미국의 결정에 말 한마디 못한 채, ‘한일관계 미래’를 운운하며 강제동원 문제를 졸속으로 서둘러 봉합하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위기 조장과 한미일 군사동맹은 몰락하는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대중국봉쇄전략 일뿐”이라며, “미국의 이익만 추구하고 한반도 위기를 더욱 확대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미일 동맹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대전시민촛불행동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故 최장섭씨의 장남 최기현씨도 마이크를 잡고 생전에 아버지에게 들었던 강제징용 피해 이야기를 전하며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을 규탄의 목소리를 보탰다.
최기현씨는 “절치부심하고 억울한 건 말할 수가 없는데 정말 망신을 시켜도 국민들 자존심을 이렇게 상하게 할 수 있느냐”고 말하며, “피해자들이 바라는 건 돈이 아니라 일본의 사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故 최장섭씨는 1943년에 16살의 어린 나이로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 섬의 탄광에 끌려가 2년 10개월간 탄광에서 일했다.
촛불행동에는 정부의 ‘제3자 변제’에 공식 거부입장을 밝힌 양금덕 할머니의 목소리가 영상으로 상영되는가 하면, 참가자들은 ‘독립군가’를 함께 부르며 투쟁의지를 높였다.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도 노래공연에 나서 ‘격문’을 부르며 “친일의 후예들을 국민의 힘으로 몰아내자”고 호소했다. 발언과 공연을 마친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에 나섰고, 8시 45분경에 끝마쳤다.
한편, 평화나비대전행동은 이날 촛불행동에 앞서 오전 11시에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의 결과”라며 한일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 입장과 국민 여론을 살피지 않은 채 합의부터 해 놓고, 논란이 커지니 뒤늦게 설득에 나서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행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결단’을 강조했는데, 그토록 떳떳하다면 기자회견을 열어 민감한 질문에 답했어야 했고 앞으로도 열어야 한다.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해서는 국민의 분노만 자아낼 뿐이다.
일본에서 기시다 총리가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