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 와그너 그룹에 로켓·미사일을 판매했다는 미 백악관 발표에 대해 외교부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북한과의 모든 무기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등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며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거래를 차단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들의 충실한 결의 이행을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11월 러시아 기업 와그너 그룹에 대해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판매했다는 백악관의 발표에 주목하며,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여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하는 북한과 와그너 그룹의 무기 거래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확인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거래 규모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와그너 그룹은 러시아의 민간 회사이기 때문에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와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전을 지원하고 있는 친 푸틴계 용병회사로 알려져 있다.

와그너 그룹 소유주인 예브게네프 프리고진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소문과 억측”이라며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은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프리고진은 러시아 연방군과 함께 싸우는 민간 군대를 통제한다”고 사실상 러시아군과 한 몸임을 강조했다.

한편,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별도 성명을 발표, “와그너의 북한 무기 구매는 북한에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대줌으로써 한반도 불안정에 기여한다”고 비판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제기하고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그간 미측과 동 사안에 대해 계속 협의해 왔으며,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을 지지하고 동 노력에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대북 규탄 성명이나 추가 제재 결의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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