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지난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일본을 방문, 25일 문부과학성 항의방문과 조선학교 차별반대 금요행동에 함께 했다.

문부과학성 항의방문

참의원회관에서 문부과학성 항의 요청을 진행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처음 자리에 앉은 세 명의 공무원들과 인사를 나누었을 때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자 자리에 기꺼이 나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의 요청의 순서가 진행되면서 그것은 큰 착오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11월 25일 일본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문부과학성에 항의 요청을 진행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사진 - 통일뉴스 최휘주 통신원]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11월 25일 일본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문부과학성에 항의 요청을 진행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사진 - 통일뉴스 최휘주 통신원]

항의 요청은 항의 서한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방문단은 항의 서한에서 “국가가 교육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특정 학교를 차별한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일”이며 “특히나 일본은 과거 조선을 침략했고, 식민지배한 역사를 가진 나라인데 일본 내 ‘조선학교’를 차별하는 행위는 역사의 과오를 또다시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일본 당국의 부당한 차별과 탄압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또 구체적으로는 아래 세 가지를 요구했다.

1. 일본 정부와 문부과학성은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을 즉각 중단하라!

2. 일본 정부와 문부과학성은 <고교무상화> <유보무상화>를 즉각 적용하라!

3. 일본 정부와 문부과학성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증오범죄에 대해 철저한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범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

이후에 방문단 측의 항의 발언과 문부과학성의 공무원들이 요구에 대한 답변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공무원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바와 정확히 반대되는 태도를 보였다. 방문단의 요구를 이해한다는 반응은 일절 없었고, ‘규정대로 집행할 뿐 문제되는 것은 없다’, ‘정해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에 대해 지원하지 않는 것이며 조선학교를 특별히 차별하거나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는 등 차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단정했다.

항의 발언이 진행되는 중에도 방문단의 발언에 집중하거나 귀를 기울이는 태도는 볼 수가 없었다. 공허하게 허공을 응시하다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했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11월 25일 일본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문부과학성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지만 문무과학성 공무원들의 태도는 냉랭했다. [사진 - 통일뉴스 최휘주 통신원]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11월 25일 일본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문부과학성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지만 문무과학성 공무원들의 태도는 냉랭했다. [사진 - 통일뉴스 최휘주 통신원]

방문단 측의 농민 참가자가 한 마디만 답변하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재일조선인은 일본의 국민입니까? 아닙니까?” 재일조선인을 일본이 보호하고 존중해야할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규정하고 있느냐는 물음이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이 자리에서 답변할 수 없습니다.”. 재차 물어도 돌아오는 답은 다르지 않았다.

한편, 항의 요청에 함께 참여한 서너 명의 미국 대학의 교육학 전공 교수진들도 입을 모아 조선학교 차별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그 자리에서 당장 공무원의 답변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럴수록 꾸준히 차별에 맞서야겠다고 다짐했다.

조선학교 차별반대 금요행동 참가

항의 요청을 마친 후에는 곧장 문부과학성 앞으로 이동해 조선학교 차별반대 금요행동에 참여했다. 문부과학성 정문은 절대 당신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듯 열릴 기미 없이 굳게 닫혀있었다.

금요행동 시작할 때 즈음, 모인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려보니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조선학교의 학생들이 금요행동에 함께하고 있었는데, 행동을 마무리할 때 들은 바로 당일 20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구호와 함성 소리가 유난히 우렁차게 들렸다.

금요행동은 그 시작부터가 학생들의 주도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금요일에 학교를 일찍 마치고 문부과학성 앞으로 달려와 부당한 차별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었던 학생들은, 지금은 그 기세가 더 높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항의 요청을 마친 후 곧장 문부과학성 앞으로 이동해 조선학교 차별반대 금요행동에 참여했다. [사진 - 통일뉴스 최휘주 통신원]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16차 방문단은 11월 25일 항의 요청을 마친 후 곧장 문부과학성 앞으로 이동해 조선학교 차별반대 금요행동에 참여했다. [사진 - 통일뉴스 최휘주 통신원]

당일 금요행동에 참여한 조선학교 학생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차별의 역사와 사례들을 짚으며, 차별 반대, 고교무상화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학생들의 발언을 들으면서, 차별이 없는 것처럼 말하고 일본 당국의 책임이 단 하나도 없다는 듯 당당했던 공무원들의 모습이 생각나 분노가 일었다.

방문단에서도 두 분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조선학교 차별반대에 방문단도 함께하고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일본 정부의 무수한 차별과 탄압에도 앞서 투쟁해오신 조선학교 학생들, 조선학교 학생들의 어머니들, 헌신적으로 연대투쟁하고 있는 일본분들 존경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도대체 왜 이들은 이역 땅에서 차별반대를 외쳐야만 하는가. 그것은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 스스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 때문이다. 일제와 올바로 관계를 재정립하지 못하고, 분단을 맞닥뜨렸으며,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해온 역사가 우리 민족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에서도, 이역 땅에서도 우리 민족이 우리 민족답게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더 굳세게 나서야한다. 우리 민족이 차별과 혐오를 벗어던지는 그날까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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