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장관은 29일 오후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이 만나서 현 상황을 타개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었으면 한다"고 북측에 대화제의를 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판문점에서 "남북 간 모든 현안은 결국 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며 대화 제의 메시지를 거듭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자유의 집 2층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졌고 남북관계가 그야말로 얼어붙어 있는데, 작은 훈풍이라도 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판문점에 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금 남북관계가 끝을 모를 긴장으로 치닫고 있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곳 판문점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며, "이 공간을 단절과 긴장의 장소가 아니라 연결과 협력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 악화의 근본원인은 '신뢰결핍'에 있으며, "지금처럼 남북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한다고 해도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결국 남북관계를 풀어갈 해법은 꾸준한 대화를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장관은 '흡수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지만 북의 핵위협과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 다시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금이라도 대화의 장에 나오기를 바라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식의 대화라도 북한이 원하면 나갈 의지가 있다"고 하면서 "핵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를 포함하여 남북 간 상호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대화함으로써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권 장관은 "당분간은 아마 북한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그렇게 쉽사리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 초조해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원칙으로 정한 부분을 지키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