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28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잔디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이 김 여사의 팬카페(‘건희사랑’)에 올라갔다.
문제는 촬영 지역이 ‘경내’라 부르는 ‘절대보안구역’이라는 점이다. 출범 초기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보안앱’을 깔라는 요구가 있었던 이유다. 윤 대통령의 지시로 철회되긴 했지만 사전협의가 되지 않은 촬영, 녹취가 적발될 경우 기자실에서 퇴출될 수 있는 곳이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그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어떤 경로로 팬카페에 공개됐는지 따져물은 배경이다.
30일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그건 일종의 사적 상황에서 개인적 주말 보내는 과정에서 이뤄진 사진이라 누가 찍었다 공개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촬영한 사람이 “(대통령실) 직원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직원이 아니라면 여사의 별도 라인이 있다는 말이냐’고 묻자, “대통령실에서 여사 생활을 컨트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컨트롤할 일’은 단어가 맘에 걸리는데, 일 나눠서 공식행사 관련은 저희(대통령실)가 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저희가 굳이 달라고 할 이유 없기에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집무실은 공적 공간이고 잔디밭은 사적 공간이라는 말이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적, 사적 기준은 아니고 대통령 집무실은 일하는 곳이니 사진 찍거나 오시면 (대통령실에서) 무엇이든 처리하는 게 맞다 판단하는 것이고 퇴근이나 마찬가지 상황에서 반려견 산보 따라다니면서 사진 달라는 모양새가 그렇게까지 할께 있을까 해서 그렇게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직원이 아닌데 집무실에 와서 사진을 찍는단 말인가’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짐작이 잘 안 간다”고 얼버무렸다. ‘김 여사가 했나’는 질문에는 “그 상황에서 찍을 수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경내에서 기자들도 촬영 못하게 하면서 다른 사람이 찍어서 카페 올린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출퇴근하며 완전 노출된 대통령 사진 처리하는 과정서 예상 못한 일 벌어져서 조절해 나가는 것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모두 새로운 상황이라 여러분과 대통령실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20분 후 기자실을 다시 찾은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여사님 카메라로 찍었다”고 말을 바꿨다. “대통령과 여사 수행하는 (부속실) 직원 가운데 하나가 여사 카메라로 찍었다”는 것. 팬카페에 사진을 보낸 사람은 “여사님일 것 같다”고 말하고, “엄청난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아까는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는 추궁에는 “카메라 때문에 그랬다”고 변명했다. “사진 찍는 사람이 카메라 주인(주-김건희 여사)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다는 것.
다른 관계자는 “(브리핑한 관계자가)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상하게 나올까봐 그 관계자가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여사님 카메라로 직원이 찍었고 그 관계자가 부정확하게 말씀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가족이 오셔서 주말에 가족 일정이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었고 본인과 친분이 있어서 팬카페에 올린 것을 보안상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