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 기념식이 30일 오전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마을에서 열렸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 기념식이 30일 오전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마을에서 열렸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이 곳 우토로평화기념관이 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더 나아가 한일 민간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다함께 기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 기념식이 30일 오전 10시 일본 교토부 우지시 이세다쵸 우토로 51번지에서 열렸다. 기록과 기억을 의미하는 기념관(記念館)이 아닌 기원과 염원을 의미하는 기념관(祈念館)으로 지상 3층, 연면적 461m² 규모다.

이날 개관한 우토로평화기념관은 우토로 주민들의 역사를 당시 생활상과 각종 사료 등을 통해 보여주고, 지문 날인 거부, 강제 퇴거 거부 등 차별에 맞서 싸운 기록들도 전시돼 있다.

전시관 건립 비용 약 20억 원은 대부분 한국 정부가 지원했으며, 한일 양국 시민들이 기념관 운영비 모금에 참여했다. 지난해 8월에는 ‘혐한’ 인본인의 방화 사건으로 기념관 전시를 위해 보관 중이던 물품들이 소실되기도 했다.

타가와 아키코 관장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타가와 아키코 관장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조성렬 오사카 총영사가 첫 번째 내빈인사를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조성렬 오사카 총영사가 첫 번째 내빈인사를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조성렬 오사카 총영사는 “우토로평화기념관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시민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한‧일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장소”라며 “이곳 기념관을 통해 우토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할 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 시민들의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기를 기원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일 주일본 대사관 관계자가 대독한 축사에서 “한국 정부는 2007년에는 우토로 마을에 터전을 잃은 재일동포들의 거주지 마련을 위한 토지매입을 지원하였고, 2019년부터는 기념관 건립비용을 지원하는 등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알리고 국적과 경계를 뛰어넘는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 나가고 있다”며 “기념관이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상일 재일조선인총연합 교토본부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일제 식민지시기 교토 비행장 건설과 우토로 마을의 형성, 해방후의 차별과 빈곤, 부당한 강제 퇴거의 위기,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토로 주민들은 온갖 고통을 겪어왔다”며 “우토로 주민들의 단결된 힘으로, 가혹한 차별을 투쟁의 힘으로 이겨내고 오늘의 뜻깊은 이날을 맞이했다. 우토로는 투쟁의 땅 우토로로, 그리고 오늘에는 밝은 미래를 안아오는 희망의 우토로로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 테이프 커팅 모습.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 테이프 커팅 모습.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우토로 출신 뮤지컬 배우 정아미의 [아리랑] 공연으로 시작된 개막식은 타가와 아키코 관장의 인사말과 각계의 내빈인사, 영상축사, 감사패 증정으로 이어졌으며 개관 테이프 커팅과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우토로 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군사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 1,300여 명이 모여 살면서 형성돼 해방 후에도 귀국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터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면서 숱한 고난을 헤쳐왔다. 단적인 예로 1988년에야 수도 배관 공사가 시작될 정도였다.

1980년대 후반 토지 소유권이 민간 부동산업자에게 넘어가면서 강제퇴거 위기에 몰렸을 당시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결성돼 한일 양국 시민들과 한국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2010년 토지 일부를 사들여 마을을 지켜냈다. 현재 마을 주민 약 100명은 환경 재정비 사업으로 인해 마을 인근에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주해 살고 있다.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우토로평화기념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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