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 고위 당국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이 조만간에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소리](VOA)는 9일 글렌 벤허크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북한의 신형 ICBM 실험 재개를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벤허크 미 북부사령관은 8일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보고서에서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거듭 경고했다.
“북한이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고 수소폭탄을 실험한 것은 미 본토를 위협하고 위기와 분쟁 시 미국의 옵션을 제한하는 역량을 개발하겠다는 북한 지도자(김정은)의 결의를 분명히 보여준다”는 것.
그러면서 북한이 신형 ICBM 실험을 곧 재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20년 10월 북한은 2017년에 시험한 무기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은 새로운 ICBM을 공개했고, 더욱이 지난해 10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은이 새로운 ICBM 설계를 포함해 역량이 가장 뛰어난 무기체계 시험 비행을 곧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
또한, VOA는 이날 다른 기사에서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이용해 핵 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에 핵과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국의 주목을 받으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큰 효과를 얻기가 어려워 보인다면서, 따라서 만약 북한이 ‘외교’를 얻지 못한다면 도발 수위를 점차 높이든가 아니면 바로 핵실험이나 ICBM 시험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고스 국장은 오는 4월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시험발사일도 예측했다.
북한의 주요 일정들이 겹치고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4월에 북한의 ICBM 시험 재개 등 큰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VOA는 “북한의 4월은 각종 기념일과 명절이 모여 있는 달”이라면서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대 기념일을 시작으로 15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며 25일은 인민군 창건일”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VOA는 “북한은 태양절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ICBM 등 새로운 무기를 선보여 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국가정보국(DNI)도 8일 공개한 ‘미국 정보공동체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2017년 이후 하지 않았던 행위인 ICBM 또는 핵실험을 올해 안에 할 수 있게 지난 1월 긴장 고조를 위한 밑작업을 시작했다”고 명시해, 최근 미국의 군 고위 당국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가능성 견해들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1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였다”고 밝혀, ‘핵시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모라토리엄 조치 철회를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올해 들어 극초음속 미사일과 중거리 탄도미사일 그리고 정찰위성 미사일 등 모두 아홉 번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