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12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했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12일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증강되는 러시아의 군사력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은 동맹 및 우방국들과 단호하게 대응하고 러시아에 신속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대가’의 내용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인간적 고통과 러시아의 위상 약화”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은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전면적 조율 아래 외교적으로 관여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다른 시나리오에도 똑같이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두 정상의 통화가 “전문적이고 실질적이었다”면서도 “지난 몇주 동안 펼쳐지고 있는 상황(dynamic)에서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러시아는 군사행동을 하기로 결정했는지도 모른다”면서 “그것은 뚜렷한 가능성”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현재 벨라루스와 연합군사훈련 중이다. 

이에 앞서, 11일 브리핑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명령을 결정한다면 언제든지 침공이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인들에게 가능한 빨리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미래를 분명하게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하게 모른다”면서도 “위험이 충분히 높고 위협이 아주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12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국무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인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3명’을 인용한 별도 기사에서는 미국이 우방국들에게 ‘러시아의 침공일이 2월 16일’이라 귀뜸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13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보좌관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골치아픈 상황 속에서 예상대로 심각한 대러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상당히 긴 러시아 지도자와의 대화에서 이 문제가 중점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접근법을 상세히 제시했고 왜 지금이 러시아의 안보에 정말로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을 다룰 적절한 시기인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서방과 키예프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퍼뜨리고 있으나 모스크바는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고 전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그러한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서방과 키예프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남동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무력 사용 시도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 11일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우크라이나 정세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임시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외교 및 경제 차원의 대책과 함께 우리 재외국민 안전과 기업보호방안 등 필요한 조치들을 신속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11일 외교부는 현지시각 12일 오후 5시(한국시각 13일 0시)부터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이는 급격한 현지 상황 악화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예방적 조치”라며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께서는 가용한 항공편 등을 이용하여 안전한 제3국 또는 우리나라로 긴급 철수하여 주시고, 우크라이나로 여행 예정인 국민들께서는 여행 계획을 취소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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