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지난 15일 도산안창호함(3천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한국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지난 15일 도산안창호함(3천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북한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된 한국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해 '초보적인 걸음마 단계 수준에 불과한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며, '아직 효과적인 군사적 공격수단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그 실체 여부를 떠나 남측이 '잠수함무기체계'에 집착한다는 것은 '조선(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예고'하는 동시에 북을 재각성시킨다며, 앞으로 북은 국방력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장창하 북한 국방과학원 원장은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남조선의 서투른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해 "이번에 남조선이 공개한 보도자료들과 시험발사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았다"며, "분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공개된 사진대로라면 전형적인 지상대지상 전술탄도미사일의 구조와 형태를 갖추었으며 비밀상 의도적인 사진가공처리가 없었다면 분명 사진속의 미사일은 수중무기와는 거리가 먼 쉽게 말하여 제 모양새를 갖추지 못한 어딘가 부실한 무기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미사일의 정체는 한국군이 이미 보유한 단거리 지상대지상 탄도미사일 '현무'계열로서, 길이 약 6m, 직경 80mm 미만에 분출 화염의 크기로 보아 사거리 500km 미만의 전술탄도미사일로 판단하며, 출수 후 탄두 머리부 덮개 분리방식을 보면 인도의 전술급 SLBM K-15를 모방한 것이라고 했다.

장 원장은 지난 15일 시험발사장면을 보면 '냉발사기술'(콜드론칭)만 적용해 심도가 낮은 상태에서 발사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면서 "이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기본인 수중발사에서 해결해야 할 복잡한 유체흐름해석을 비롯한 핵심적인 수중발사기술을 아직 완성하지 못하고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출수후 미사일의 발동기(엔진)가 점화될 때까지 자세가 기울어지지 않았던 점 △물기둥과 물부착량이 작은 것 등을 보면, 발사심도가 매우 낮은데서 이루어졌고 작전 기동 중 발사가 아니라 정지상태 또는 미속 기동시에 발사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전술급 미사일은 발사질량이 작아서 파도나 해류, 잠수함의 기동속도에 의한 영향을 심하게 받기 때문에 깊은 심도에서 발사하자면 수중자세 유지를 잘해주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출수자세각과 자세각 속도변화가 대단히 커져서 미사일의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어딘가 서투른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 원장은 "이번에 남조선이 공개하고 크게 광고한 미사일이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볼 때 초보적인 걸음마 단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수백km 정도의 사거리 △1~2t의 상용탄두 탑재능력 △재래식잠수함에서 운용 등 한계를 언급하며 이 미사일은 의미없는 자랑용, 자체위안용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탄두중량을 3t으로 늘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십, 수백kt급 핵탄도를 장착한 나라들의 SLBM과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아직은 남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전략전술적인 가치가 있는 무기로, 위협적인 수단으로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남조선의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의 발전정도나 그 구실여부를 떠나 남조선이 잠수함무기체계개발에 집착하고있다는데 주의를 돌리며 그 속내를 주시해 보고있다"고 하면서 "남조선의 의욕적인 잠수함무기체계 개선노력은 분명 더욱 긴장해질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예고하게 하며 동시에 우리를 재각성시키고 우리가 할바를 명백히 알게 해준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이날 발표한 글에서 북의 SLBM 개발경험과 수준을 과시하듯 여러 기술 지표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잠수함에 탑재하여 발사하는 SLBM은 잠수함이라는 특수하고 비좁은 공간에서 운용하기 무기이기 때문에 형태적으로나 구조 및 동작특성, 기술적 측면에서 지상 미사일과는 판이하고 특수한 것이며, 복잡한 기술을 요구하는 첨단 무기체계이다.

비좁은 잠수함에서 발사하기 때문에 외형에서부터 지상미사일과 전혀 다르고 기술적으로는 △깊은 심도 △기동 상황 △서로 다른 해양기상학적 특성과 환경 등을 중요한 발사조건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미사일 조종성이 제일 중요한데, SLBM은 수중을 통과하면서 받게되는 여러 섭동작용(攝動, perturbation, 에너지가 안정화되어 있는 계가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아 상호작용을 해 원래의 계는 미소하게 변한 상태)으로 인해 출수후 30°정도로 자세가 심하게 기울어져도 자세를 자체로 바로 잡을 수 있는 자세조종방식을 택하고 강력한 조종능력을 실현해야 한다고 한다.

또 수중 통과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비행체 후부에 격자식 날개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에 비해 남측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장면에서는 발사체에 접이식 날개를 달고 자세 조종을 공기타나 기스타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그것만으로도 초보적인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저 지상 미사일을 물속을 통과시켜 수면위로 띄운 후 점화시켜 날려보낸다고 해서 형태과 기능을 다 갖춘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또 한번 비꼬았다.

장 원장은 북도 이같은 과정을 다 거쳤다고 하면서 "지금 우리 국가(북)를 포함한 세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보유국들의 수중발사탄도미사일들은 대부분 회전분출구에 의한 추진력 벡토르 조종(추력편향, thrust vector control, TVC)을 실현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전문가인 장 원장은 2012년 광명성3호 발사에 참여한 공로로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국방과학원 원장으로 2015년 첫 수중발사 시험에 성공한 '북극성-1'호와 2017년 2월 '북극성-1'호의 사거리를 연장한 지대지 중거리 미사일 '북극성-2'호 시험발사, 2019년 10월 신형 SLBM '북극성-3'호 시험발사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 개발도 지휘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