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이 18일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영면했다. [사진제공-청와대]
홍범도 장군이 18일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영면했다. [사진제공-청와대]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영웅 홍범도 장군이 18일 고국에서 영면했다. 

독립전쟁 첫 승리이고 최대 승리인 ‘봉오동·청산리대첩’ 101주년, 장군이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머나먼 땅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서거한지 78년, 광복 76주년인 지난 15일 고국 땅을 밟은지 사흘만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 지난 2019년, 카자흐스탄에서 먼저 조국으로 돌아온 황운정 지사 부부, 장군과 함께 봉오동 전투에서 싸웠던 이화일, 박승길 지사, 청산리 전투에서 함께 싸웠던 김운서, 이경재, 이장녕, 홍충희 지사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조진웅 배우가 사회를 맡은 이날 안장식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에서 장군을 모셔온 박기철 국가보훈처장, 서욱 국방부장관,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 여·야 정당 대표들과 우원식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영전에 올린 화환은 한국의 조화인 ‘국화’와 카자흐스탄 조화인 ‘카네이션’으로 제작됐다. 카자흐스탄 홍범도 묘역 흙과 대전현충원 흙이 합토됐다. 관을 감쌌던 태극기가 담긴 상자는 우원식 이사장에게 전달됐다. 

문 대통령이 이날 안장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이 이날 안장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며, “참으로 긴 세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만든 ‘승리와 희망의 역사’”라며, “나라를 되찾겠다는 의기 하나로 모여든 무명의 청년들과 간도 지역으로 이주한 수십만 동포들이 승리의 주역이었다”고 회고했다. 

“모두가 함께 만든 승리는, 나라를 잃은 굴종과 설움을 씻고, 일제 지배에 억압받던 삼천만 민족에게 강렬한 자존심과 자주독립의 희망을 심어주었다.” 

이동순의 시를 인용한 문 대통령은 “장군의 귀환은 어려운 시기,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위기극복에 함께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고 “장군이 고향 흙에 흘린 눈물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뜨거운 나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 홍범도, 고국 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 찬 중앙아시아 빈 들에 잠든 지 78년 만일세.
내 고국 땅에 두 무릎 꿇고 구부려 흙냄새 맡아보네.
가만히 입술도 대어보네,
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

-이동순 시인(대하서사시 「홍범도」의 저자) 

조진웅 배우는 “올해 76주년 광복절은 전설적인 독립 영웅 홍범도 장군께서 대한민국의 땅으로 돌아오신 영예로운 날이었다”며, “장군님이 걸으셨던 거리, 장군님이 머무셨던 장소, 곳곳에 서려있는 장군님의 흔적과 그 흔적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며 저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김영관 애국지사는 “무장투쟁으로 독립운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신 대선배를 늦게나마 모시게 되어서 감개무량하다”며, “우리는 지난 쓰라리고 아팠던 통한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과 내일에 대비하는 자세를 새삼 다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홍범도 장군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 서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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