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세안 관련 다양한 회의가 화상으로 열렸고, 우리 나라는 ARF 등 5개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6일 화상으로 열린 ARF 회의 모습. [사진제공 - 외교부]
지난주 아세안 관련 다양한 회의가 화상으로 열렸고, 우리 나라는 ARF 등 5개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6일 화상으로 열린 ARF 회의 모습. [사진제공 - 외교부]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북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지난 6일 화상으로 진행된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자력갱생·자력자강 기치하에 경제 활성화와 인민의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장관 발언 보다 뒤에 발언에 나선 안광일 대사는 전체 10분 가량의 연설에서 4분 정도를 코로나 관련 발언에 할애하면서 북한은 초기부터 코로나19의 위험을 인식, 철저한 방역조치를 통해 유입을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 성급한 방역 완화로 인해서 급속히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다며 순간의 부주의로 다수의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하고 북한내 코로나 방역을 계속 철저히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안 대사는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북한 역시 희망한다면서도 다만, 적대세력의 압박 속에서도 자립적인 국가 개발과 국가 안보보장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도 아세안 및 역내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안 대사는 또한 남중국해 이슈에 대해서도 당사자간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북측 대표가 간략히나마 입장을 밝힌 것.

정의용 외교장관, “남북·북미 대화 재개하고자 노력 중”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들에 참석, 한반도 평화 문제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들에 참석, 한반도 평화 문제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9일자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의용 장관은 “외교와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하고 “우리정부는 2018년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지난 합의를 기반으로 남북·북미 대화를 재개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남북 통신선 복원 사례를 들어 “이러한 긍정적 진전은 남북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추동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중·장기적으로 여러 시급한 도전 대응 등을 비롯하여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9일 오후 화상을 통해 기자들과 만나 “ARF 회의를 포함해 (아세안 관련) 4개 회의 모두에 대화와 외교의 중요성, 북한과의 기존합의에 기반한 한반도 평화달성, 그리고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한 환영 등을 포함해서 남북대화, 관여, 협력 노력에 대한 평가 메시지가 일반적으로 포함됐고, 우리가 희망한 주요 요소들이 모두 반영됐다”며, 특히 ARF 회의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왕이 외교부장, 이례적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 비판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사진 아래 가운데)는 이례적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비판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사진 아래 가운데)는 이례적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비판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북한이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수년간 중단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북한의 정당한 우려가 다루어져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북한 관련 결의 및 대북제재를 조속히 완화하여 대화와 협의를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북측 입장을 대변했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은 현 상황에서 건설적이지 않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과의 대화 복원을 희망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문제삼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7일 홈페이지 소식란에 “중국이 미국남조선합동군사연습에 대한 반대립장 표시”라는 글을 올려 왕이 외교부장의 ARF 외교장관회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이 현 정세 하에서 건설적인 측면이 부족”하며 “미국이 진정으로 조선과의 대화회복을 바란다면 정세긴장격화를 초래할 수 있는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대표가 “한미연합훈련에 관한 발언을 직접한 것은 처음”이라며 “정 장관이 직접적으로 특정국가의 발언에 대해서 별도로 반박을 하거나 추가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아울러 “이례적인 반응이라고는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다”며 “배경이라든지 의도에 관해서는 분석중”이라고만 말했다.

외교부는 9일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으로 한미 양국이 동맹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과 관련, 한미는 △코로나19 확산 여부 △연합방위태세 유지 △전작권 전환 여건 조성 △한반도 비핵화와 항국적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블링컨 국무장관, 북측에 협상 권한 가진 대표 지정 촉구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사진 아래 가운데)은 북측에 협상 권을 가진 대표의 지정이 필요하다는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사진제공 - 외교부]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사진 아래 가운데)은 북측에 협상 권을 가진 대표의 지정이 필요하다는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사진제공 - 외교부]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과 관여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제안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협상 권한을 가진 대표 지정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아울러 미국의 노력은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 및 여타 합의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접근에 북한의 인권 상황도 핵심이라고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 모테기 외무대신은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자 문제 등의 포괄적 해결을 통한 북일관계 정상화를 기대한다며 스가 총리는 다양한 계기에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의사 표명했음을 상기시켰다.

ARF 외교장관회의는 8일자 의장 성명에서 “회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달성을 위한 대화와 외교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였다”며 남북 통신선 복원을 반기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공약 및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 자제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회의는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에 공약을 재확인하였다”고 북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8.8, 일부)

(8항) 회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달성을 위한 대화와 외교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였다. 회의는 대화 재개를 위한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노력을 평가하였다. 회의는 또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환영하였으며, 이것이 남북 관계가 더욱 진전하고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목하였다. 회의는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남북간 「4.27 판문점선언」「9.19 평양공동선언」 및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포함하여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을 촉구하였다. 회의는 또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공약 및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 자제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회의는 한반도의 평화·안정 지속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남북 대화·관여 그리고 협력의 진전을 통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호 추동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에 고무되었다. 회의는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에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중요성이 회의에서 강조되었다. 회의는 ARF와 같은 아세안 주도 협의체를 활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관련 당사자들간 평화적인 대화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회의는 일부 ARF 참가자들이 납치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하여 국제 사회의 인도적 우려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음을 주목하였다.

(자료제공 - 외교부, 비공식 번역본)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역내 안보협의체인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는 화상으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고, 북한은 리선권 외무상 대신 안광일 주아세안대사가 참석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의 일환으로 국경봉쇄에 준하는 강력한 여행금지 조치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 관계자 “우리가 희망한 주요 요소들이 모두 반영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주에 20개 가까운 아세안 관련 회의가 1주일간 개최됐다”며 “우리는 5개 회의에 참석했다. 한-아세안, 아세안+3, 메콩우호국 장관급회의, EAS, ARF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주요의제는 거의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19, 경제회복, 지역정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며 “회의기간 중 8월 4일에 미얀마 담당 아세안 의장 특사가 임명 발표됐다. 아세안 의장 특사로 브루나이 외교장관이 특사를 맡기로 했고, 다양한 의견교환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들에서는 미얀마와 남중국해 관련 지역 이슈들이 다뤄졌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문제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그간 우리 정부가 노력해온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기타 참가국들의 일관된 지지를 확인한 것은 물론이고, 최근 한반도내 진전사항에 관해서 국제사회의 높은 기대와 관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ARF 의장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 과정에서 외교와 대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고, 남북 통신연락선 재개를 환영하고 이것이 남북관곅 개선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는 메시지가 포함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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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홈페이지(www.mfa.gov.kp)에 아세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글이 8일 개인 명의로 실렸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북한도 아세안 관련 회의를 긍정 평가하고 있음을 간접으로 보여줬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에 ‘조선-아시아협회’ 회원 개인 명의의 글을 8일 게재한 것.

이 회원은 “오늘날 아세안은 6억 5,000만명의 인구와 2조 8,0000억US$의 국내총생산액을 가진 세계 제5위의 경제적실체로 장성발전하였으며 경제, 사회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발전목표들을 성과적으로 달성하고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주, 평화, 친선의 대외정책적리념에 따라 아세안의 자주권존중과 평등, 내정불간섭의 원칙과 그에 기초한 아세안의 활동을 시종일관 존중하고 지지하여왔다”고 소개하고 “오랜 력사와 전통을 가지고있는 아세안성원국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모든 분야에 걸쳐 확대발전시켜나가는것은 공화국정부의 확고한 립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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