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서 남북·북미간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 협의가 진행돼 눈길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은 8.4(수) 워싱턴에서 정 박(Jung Pak) 미국 대북 특별부대표와 한미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며 “이번 협의에는 양측의 유관 기관들도 함께 참석하였다”고 밝혔다.
외교부 국장급 간의 만남에 유관기관들이 참석한 것은 그만큼 종합적인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일부 차덕철 부대변인은 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국장급 협의는 기존에 종료된 한미 워킹그룹과는 다른 차원의 협의”라며 “통일부는 이번 국장급 협의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번 협의에 임했다”고 확인했다.
그간 미국 국무부와 우리 외교부가 주도한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 6월 21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외교부는 “양측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서는 남북・북미간 조속한 대화 재개가 긴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남북관계의 진전과 함께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뒤 북측에 몇 차례 대화제의를 했지만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상태고, 남북 간에는 지난 4.27판문점선언 3주년 계기로 정상간의 친서교환을 통해 7.27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이 이루어진 상태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진전과 함께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 방안’이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검토된 것.
통일부 차덕철 부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인도적 협력을 포함한 남북관계의 진전 및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며 “한미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남북이 독자적으로 협력할 과제들에 대해서도 점검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고 “통일부는 대북정책의 주무 부서로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논의에 외교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당사자로서 적극 참여해나갈 계획”이라고만 덧붙였다.
차덕철 부대변인은 “한미 간 국장급 협의 등 유관 부처 회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통일부 차원에서도 미 측과의 협의를 충실히 지속해나갈 계획”이라면서 “필요한 경우 필요한 수준에서 통일부-국무부 간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적극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장 오는 16일께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한미합동군사연습이 걸림돌이다. 김여정 노동당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1일자 담화에서 “통신연락선들의 복원에 대해 단절되었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 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볼것”이라며 공을 남측에 넘긴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5일 오후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연합군사훈련 관해서는 국방당국이 주무가 돼서 미국 측과 소통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소통해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교부는 이러한 부분을 지켜보면서 그 여하에 따라서 나머지 국제사회와의 소통과 조율 노력을 계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5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아직까지 시기나 규모,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한미는 이와 관련돼서 각종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군 주요지휘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서욱 국방장관에게 “야외 훈련이 가능한 온도라도 폭염 기준 온도에 근접한 경우는 훈련을 보류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훈련 때에는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신속하게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며, 폭염 시 필수 경계 업무도 꼼꼼히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딱부러진 결론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