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8일 미국이 지난 2월 중순부터 여러 경로로 북과의 접촉을 시도해왔다고 하면서,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없이 대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한미 2+2(외교·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새 정권이 시작부터 재미없는 짓들만 골라하는 것을 꼼꼼히 기록해두며 지켜볼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7일 담화를 발표해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북)와의 접촉을 시도해왔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확인했다. 

접촉 방식에 대해서는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전자우편과 전화통보문을 보내오면서 우리와의 접촉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는 미국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국무부장관과 로이드 오스틴(Lloyd James Austin Ⅲ) 국방부장관이 방한한 17일자로 발표되었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8일 보도됐다.

미국의 접촉시도를 확인한 최 제1부상은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응부해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었지만 '북조선위협설'과 '완전한 비핵화' 주장이 계속 나오는 등 "한사코 우리를 헐뜯고 걸고드는 버릇 또한 고치지 못한것 같다"고 대화 거부 이유도 분명히 밝혔다.

미 행정부가 나서 △대북억제에 중요한 관심 △추가제재와 외교적 자극을 포함해 사용할 수단 검토 △반북 국제회의 소집 및 합동주의보 발표 등 강압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 군부는 △숱한 정찰자산을 동원한 정탐행위 감행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 진행 등을 하고 있다고 일일이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 앉아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우리와 한번이라도 마주 앉을 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여지를 두었다.

블링컨 장관이 전날 일본에서 여러 대북 압박수단을 모두 재검토하고 있다고 한데 대해서는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김정은 총비서의 8차 당대회 발언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의 결정도 달라질 것임을 분명히했다.

최 제1부상은 "조미접촉을 시간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되어 있는 미국과 마주 앉아야 아까운 시간만 낭비",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2+2회담을 앞둔 한미 당국을 거듭 압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화요일 김여정 담화에서 북미관계 관련된 내용을 간략하게 언급하긴 했지만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북한으로서는 최초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형식"이라고 평가했다. 

또 "시점상으로 바이든 정부 들어 첫번째 한미 외교 국방장관 회담이 각각 열린 다음 날, 그리고 2+2회담이 예정된 당일 아침에 나온 담화이기도 하고 내용상으로도 북미관계에 대한 북측 입장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종합적인 판단은 현재 한미간에 북에 대한 정세인식이나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협의하는 다양한 계기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틀전 김여정 당 부부장의 담화에 이어 북측이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진행되는 한미 2+2회담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잇따라 보내는 것으로 미루어 본격적인 북미, 남북미 외교전이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한편, 최선희 제1부상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되고 이후 최고인민회의 주석단에서 식별되지 않는 등 지위와 역할에 변동이 있다는 추측이 있었으나 이번에 다시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보아 대미정책을 담당하고 북미관계에 대한 입장을 대외에 발표하는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는 지난 2019년 6월 처음 발표된 이후 2020년 7월까지 7차례 발표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 (전문)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해왔다.

미국은 최근에 여러 경로를 통해 전자우편과 전화통보문을 보내오면서 우리와의 접촉을 요청하였으며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쎄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시간벌이놀음에 응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수 없다는 립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것이다.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앉아 말을 주고받을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여야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타령뿐이였다.

백악관,국무성,재무성,사법성 등이 줄줄이 나서서 미국은 여전히 북조선억제에 중요한 관심을 두고있다느니,추가제재와 외교적자극을 포함하여 어떤 수단을 사용할것인가를 검토하고있다느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았는가 하면 우리를 반대하는 국제회의를 소집한다,《합동주의보》를 발표한다,그 누구에 대한 기소놀음을 벌린다는 등의 강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있다.

미군부는 은근히 군사적위협을 계속 가하고 숱한 정찰자산들을 동원하여 우리에 대한 정탐행위를 감행하고있으며 내외의 한결같은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겨냥한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뻐젓이 벌려놓았다.

한사코 우리를 헐뜯고 걸고드는 버릇 또한 고치지 못한것 같다.

미국은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그 무슨 《인도주의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아놓았다.

일본을 행각한 미국무장관이 여러 압박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하였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

우리와 한번이라도 마주앉을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새 정권이 시작부터 재미없는짓들만 골라하는것을 꼼꼼히 기록해두며 지켜볼것이다.

조미접촉을 시간벌이용,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수는 스스로 접는것이 좋을것이다.

새로운 변화,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되여있는 미국과 마주앉아야 아까운 시간만 랑비하게 된다.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것임을 명백히 한다.

미국이 즐겨 써먹는 제재장난질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줄것이다.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것이 좋을것이다.

우리는 이미 강대강,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것이라는것을 명백히 밝혔다.

   

주체110(2021)년 3월 17일

평 양(끝)

(출처-[조선중앙통신] 202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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