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3일 북한인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이사 추천 등 뜻을 모아주면 북한인권재단이 신속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통일부는 23일 북한인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이사 추천 등 뜻을 모아주면 북한인권재단이 신속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통일부는 23일 북한인권법 규정에 따라 국회에서 이사 추천 등 뜻을 모아주면 북한인권재단이 신속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국민의 힘에서 북한인권재단 구성을 위해 북한인권법 규정에 따라 야당 교섭단체 몫의 이사 5명을 24일까지 단독 추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정부로서는 북한인권법을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국회가 뜻을 모아주면 언제든지 인권재단이 신속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갖춰왔고 현재도 그런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회에서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북한인권재단이 북한인권법의 취지와 재단 설립의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가겠다는 것.

지난 2016년 3월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후 정부는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 제정과 사업예산 확보, 사무실 임차 등 행정적 조치를 다 마무리했었기 때문에 국회 입장이 정해지기만 하면 출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인권재단이 지난 5년간 출범하지 못한 건 단순히 국회 추천 절차가 미비했기 때문이 아니라 북한인권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이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다. 

그런 점에서 국회 절차에 따라 원만히 재단출범이 이루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이 절실한 정부로서는 대북 적대 정책의 상징인 북한인권재단의 출범이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공수처장과 동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임명하자고 한 약속을 깨버렸다고 비난하면서 24일까지 법정 자격을 갖춘 인사 5명을 추천하겠다고 했다. 귀추가 주목된다. 

2016년 9월 북한인권법 시행 당시 정부는 '북한주민의 인권개선' 등을 목적으로 북한인권재단,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등의 설립을 추진했다.

통일부 내에 '공동체기반조성국' 신설 등 북 인권 관련 기능이 강화된 직제개편을 단행했으나 이후 흐지부지된 바 있다.

특히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일부 탈북단체 등의 대북전단살포를 지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북한인권법 시행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다.

'적대적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과 병행하지 않는 인권문제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굴복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기 쉽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는 2016년 10월 마포구 한 건물에 재단 사무실을 임대했으나 12명 이사진 중 국회 추천 몫의 이사진이 구성되지 않아 21개월동안 매달 6천 3백여만 원의 임차료 손실을 감내하다 결국 2018년 6월 14일 문을 닫았다.

당시 북한은 4.27판문점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재단이 폐쇄된 직후인 2018년 6월 28일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북한인권재단을 '박근혜 역적패당이 조작해낸 '북 인권법'과 함께 출현한 반공화국 모략기구'라고 하면서 지체없이 해체되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국회 절차가 진행된다고 해서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금세 되기 어렵고, 또 그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북한인권법에는 통일부장관이 2명의 이사를 추천하고 여야 교섭단체에서 2분의 1씩 동수로 추천하여 총 12명 이내의 이사를 두도록 하여 재단 이사진을 구성하고 그래야 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북한인권법에 따라 구성되는 또 다른 기구인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는 국회에서 2년 임기의 자문위원을 추천해 주어서 2017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구성되어 운영되었으며, 지금은 임기 종료상태이다. 

2기 구성을 위해서는 역시 국회 추천이 필요하다.

북한인권기록센터장에 대한 외부 공모 절차도 현재 진행중이며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절차는 차분하게, 상대와 소통하면서, 남북관계 복원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추진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