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코로나19 대응 협력, 인도적 지원 등 우리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1일 오전 온라인으로 중계된 아스펜 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북측에 이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8일 “남조선외교부 장관 강경화의 망언 두고두고 기억할것이다” 제목의 담화를 발표, 강경화 장관의 북한 비상방역상황에 대한 발언을 콕찍어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강 장관의 이날 기조연설은 북측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응 협력’ 등 기존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하여 긴밀히 공조하는 가운데, 남북미 정상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합의하는 성과를 이룬 바 있다”면서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도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의 진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바람을 전한 것.
강 장관은 한국이 동맹에 대한 기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미국과 함께 △베트남·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해적퇴치 활동, △평화유지군 활동 등에 참여하고, △방위비 분담, △평택 미군기지 건설,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나친 방위비분담금 요구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 “신남방정책-인태(인도-태평양)전략간 연계를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에 있어 개발협력·인프라·에너지·인적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인태전략에 끌려들어 가지 않고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연계시켜 나가고 있는 점을 부각시킨 것.
강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중력과 인내, 용기가 필요”하고 “중·일·러 등 주변국과의 공조가 요구된다”며 “강대국 간 경쟁으로 복잡해진 정세에도 불구하고 미 신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진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스펜전략그룹(공동의장 :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 조셉 나이 하버드대학 교수)이 미국 콜로라도주 아스펜 지역에서 개최하는 아스펜 안보포럼은 외교안보 분야 연례 포럼 행사로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주요 인사들과의 화상면담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