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은 전당대회 이틀째인 15일 대(對) 한반도 정책으로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군사적 개입에 앞서 대화로 문제로 해결하는 `전향적 개입`등을 대외정책의 골자로 하는 정강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4천여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도약: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라는 주제로 대회를 열고 정강위원회가 상정한 2000년 정강안을 수정없이 통과시켰다.

`번영, 발전, 그리고 평화`라는 부제가 붙은 정강은 서문에서 `미국이 모든 사람을 위한 번영과 발전,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려면 뒤로 돌아갈 여유가 없다`며 `우리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정강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이 올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고어 행정부가 펼칠 대외정책기조로 전향적 개입(forward engagement)을 명시, 어떤 문제가 위기로 악화되기 전에 문제핵심에 접근해 대화와 협상으로 조기해결토록 했다.

정강은 `미국이 모든 다른 대안이 실패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상태세를 갖춰야 하지만 문제가 미 국가안보와 가치들에 대한 위기로까지 발전하지 않고 무력분쟁이 유일한 목적 달성 수단이 되지 않도록 사회.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어 부통령은 지난 7일 미 NBC방송과의 회견에서 전향적 개입의 판단 기준이 ▲주요 국가안보이익에 대한 위협여부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해당지역의) 미군 주둔여부 ▲무력사용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 ▲미국과 함께 부담과 위협을 공유할 동맹국 존재여부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강은 한반도정책과 관련, 미국이 남북대화촉진에 기여해왔으며 한국방위에 전념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남북대화를 계속 지지하고 한미방위공약을 준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강은 이와함께 미국에 위협이 되는 적성국의 대량살상무기 비축.시험 등을 막겠다고 밝혀 북 미사일 개발 저지 입장을 시사했다.

정강은 공화당의 광범위한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구축안이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위협의 실체 ▲기술가능성 ▲비용 ▲군축 4가지 요소를 고려해 제한된 NMD체제를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정강은 미국의 수출증대를 위해 무역자유화 및 무역장벽철폐를 강조하고 국제노동 및 환경기준 준수여부를 무역특혜부여와 연관시키겠다고 언급, 한국 등에 대한 통상압력과 노동환경개선요구가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정강은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과 향후 12년간 공공부채 완전청산, 여성낙태권 및 동성애자권리 지지, 노인 처방전의약품비 지원 등을 약속한 반면 공화당이 내건 학자금보증제도와 사회보장기금 부분민영화에는 반대했다.

전문가들은 새 민주당 정강이 공화당 정강처럼 `중도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200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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