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15일 오후 평양시 인민문화궁전에서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을 위한 환영만찬을 베풀었으며 이 자리에서 장재언 북적 중앙위원장이 만찬사를, 장충식 남측 단장이 답사를 했다.

다음은 남북 만찬사 요지.

◆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 만찬사 『오늘 우리들은 참으로 뜻깊은 시기에 오매에도 그리던 사랑하는 가족, 친척들과 상봉하기 위하여 평양에 오신 남측 방문단 여러분들과 이렇게 자리를 같이 하였습니다.

나는 조국 광복 55돐이 되는 날에 여러분들과 만나게 된데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면서 유서깊은 평양을 찾아 오신 장충식 총재와 남측 방문단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북남 공동선언 발표를 계기로 반세기 이상 북과 남을 격페시켜 온(가로막아 온) 정치적 장벽들은 서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고 얼어붙었던 겨레의 마음 속에는 훈훈한 민족애, 동족애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만사람을 놀래운 이 충격적인 사변으로 지금 북남관계는 단합과 통일에로 힘있게 변화발전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우리 모두를 괴롭혀온 대결상태는 역사의 뒷전으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온겨레가 조국통일의 주인은 다름 아닌 우리 민족 자신이며 그 어떤 외세도 우리에게 조국통일을 선사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사상과 제도를 초월하여 굳게 단합할 때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도 앞당겨지게 될 것입니다.

북남 공동선언의 숭고한 정신에 따라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첫걸음으로 되는 이번 가족, 친척방문단 교환사업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그것은 의심할 바 없이 북남공동선언 발표를 계기로 분출하고 있는 민족 자주와 단합의 기운을 더욱 북돋워 주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오늘의 이 뜻깊은 자리가 자족적 범위를 벗어나 분렬의 비극을 끝장내고 화해와 통일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민족사적 대업을 성취해 나가는데 기여하게 되도록 뜻과 마음을 합쳐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 답사 『우리 일행은 서울을 떠나 이곳 평양에 와서 추억에 서린 산천과 같은 피를 나눈 형제 동포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말할 수 없는 감회에 젖었습니다.

또 내일과 모레, 평양과 서울에서 이루어질 감격적인 상봉과 기쁨을 나눌 장면을 생각할 때 벅차 오르는 설렘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두 정상의 결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첫 사업으로서 분단과 갈등의 과거를 청산하고 통일과 화합의 새로운 민족사를 여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사업은 1천만 이산가족과 내외동포 모두의 노력과 염원의 결정체이며, 우리 민족의 역량과 자존을 세계 앞에 보여주는 일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이산가족 문제해결은 한시라도 늦출 수없는 가장 시급한 인도적 사업입니다. 지난 7월 26일 교환한 생사확인 회보서에 따르면 찾고자 하는 가족들의 생존율이 절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흩어진 가족들이 오매불망 그리던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천추의 한을 안고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 적십자 성원들은 더 늦기 전에 한 명의 이산가족들이라도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상호편지를 교환하며, 다시 만나 함께 여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광복 55주년을 맞이하여 이루어진 이번 방문이 모든 흩어진 동포의 혈육을 다시 잇고 통일의 날을 앞당기는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끝)


연합(200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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