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일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문제 해결, 양국관계 개선 및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간의 회담 가능성 등 대북정책의 추진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의 기자회견에서 지난 달 23-25일 평양방문을 통해 북미 양국이 상호 수락가능한 미사일문제의 해결가능성이 `실질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히고 그러나 미사일문제에 대한 양해가 북한과의 경제협력 및 외교관계 등 다른 사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러한 현안에 관해 북한측과 `합의하는 시기보다 내용이 훨씬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미국과 전세계에 대한 북한 미사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 판단은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회담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면서 `클린턴 대통령은 조만간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우리의 안보 및 화해 목표에 기여할 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을 펴고 자신이 미국 행정부 각료로서는 처음 평양을 방문하게 된 것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북이 가져온 결과`라고 지적하고 만일 그러한 대화가 없었을 경우 대결상태가 계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은 오는 7일 대통령선거에서 당선하는 차기 대통령이 클린턴 행정부가 시작한 포용정책을 지속시켜 나갈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나는 이것(포용정책)이 미국과 동맹국, 한국민 및 세계를 위한 올바른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차기 대통령)가 이 정책을 지속시켜 나가기를 희망하며 또 그렇게 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한 일부에서는 과거 북한이 한미간을 이간시키려 노력했다는 이유를 들어 북미 관계의 개선이 남북한 대화를 저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한미관계에 `분열은 100%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일축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밖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북일 양국이 화해의 길을 찾는다면 동북아시아 전체가 혜택을 입는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일본을 갈라놓고 있는 어려운 난제의 해결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한반도의 안보가 첨단무기 때문만이 아니라 평화의 부재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면서 중국도 이 화해과정에서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김 대통령의 말을 인용, 남북한이 4자회담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지지를 받는 가운데 정전협정을 새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한편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할 경우 동북 아시아에서 발생한 사태 뿐만 아니라 발생하지 않은 일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포용정책이 없었더라면 이 지역의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평양방문에서 김 위원장과 총 6시간에 걸쳐 회담한 바 있는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미사일계획 포기 대신에 미국측의 어떤 경제적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지를 시사했는 지에 관해 김 위원장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200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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