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북미 관계에 `이정표`가 될 것이 틀림없으나 미 국익 차원에서 볼 때 `레임덕 대통령`이 취할 구상은 아니라고 미국의 보수적인 칼럼니스트 짐 만이 1일 주장했다.

만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수요 고정 칼럼에서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북한을 방문, 새 미사일 협정에 서명하고 아시아의 냉전을 종식시킬 경우 분명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은 클린턴이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육로로 방북한다면 그 사진은 장관이 될 것이며 클린턴 개인에게는 임기말에 업적을 하나 보태는 것이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턴 방북이 국익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 그는 `아니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로 세가지를 들었다.

그는 첫번째 이유로 방북은 레임덕 대통령이 떠맡을 그런 종류의 구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에 갔을 땐 (1972년) 2월로 재선 출마까지 1년이라는 기간이 남아있었고 유권자들이 닉슨의 방중에 반대하면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 책임도 안고 있었으나 클린턴 방북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만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7일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공화당은 클린턴 행정부와 다른 대북정책을 원할지 모르며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4년간 북한과 협상할 주체가 클린턴이 아닌 고어이기 때문에 클린턴 방북은 고어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부시든 고어든 차기 미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길에 북한을 방문한다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적어도 그가 세계의 중심이 아님을 일깨워줄 것이라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 이어 바로 클린턴이 방북할 경우 김위원장의 `자만심(self-importance)`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은 두번째 반대이유로 고위급 방문에도 형평이 있기 마련이라며 올브라이트에 이어 클린턴이 방북하면 사실상 북한이 한번 방문(조명록 북한특사)했는데 비해 미국은 두번 방문하는 셈이 된다고 주장했다.

만은 세번째로 미사일협정이 실제 체결될 준비가 돼 있다면 올브라이트가 2차로 방북하든지 아니면 샌디 버거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이 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클린턴 방북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칼럼은 클린턴 방북과 같은 일이 기대에 어긋난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고 그럴 경우 새 행정부나 의회에 의해 부인될 수도 있으며 지난 여름 캠프 데이비드 중동평화협상처럼 대통령의 `너무 성급한 업적`으로 기억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200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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