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1일(이하 현지시간) 콸라룸푸르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미사일 전문가회담을 열고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제안한 미국의 위성 대리발사 문제 등을 집중 협의했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약 5시간 정도 가진 전문가 회담 첫날 회의에서 북한이 사거리 1천km 이상의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대신 미국이 중국 혹은 러시아 등지에서 북한의 위성을 발사해주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콸라룸푸르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양국은 특히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경우 사거리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또 북한이 개발 뿐만 아니라 미사일 순수 연구까지 중단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이 직접 대리발사하지 않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북한 인근의 제3국에서 1년에 몇회 정도 발사해줄지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상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이와 함께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의 사거리 500km 이하 중.단거리 미사일수출이 중단돼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도 북한이 수출을 중단할 경우 그 손실을 보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은 현금보상은 어렵지만 테러지원국 명단에서의 북한 제외, 현재 연간 50만t 규모인 미국의 인도적 식량지원 확대,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대북 차관제공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끝난뒤 북측 대표단의 정성일 외무성 과장은 `두차례의 회담과 실무오찬을 함께 하면서 진행된 오늘 회담은 유익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지하게 진행됐다`며 `2일 오전 다시 회담하기로 미국측과 양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회담이 끝난 뒤 합의를 발표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회담이 진행중이므로 확실한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해 첫날 회의에서 상호 입장이 충분히 개진됐음을 시사했다.

이날 회담에는 북측에서 장창천 외무성 미국국장을 수석대표로 최일 외무성 지도원, 정성일 외무성 과장 등 5명이, 미국측에서는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제임스 보드너 국방부 국방정책담당 부차관보 등 8명의 대표가 각각 참석했다.

북한과 미국은 2일 오전 미사일 전문가회담 둘째날 회의를 속개, 첫날 회의에서 확인된 양국의 입장을 바탕으로 회담타결을 위한 접점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다. (연합200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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