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노동신문, 남한소식 지면 없애 (7.01)
* 정상회담 후 평양 낙관적 분위기 (7.04)
* 정상회담이후 북한언론 대남 보도 (7.04)
* 북, 선진과학기술 적극 도입할 듯 (7.07)
* 정상회담후 한달 - 북한의 변화 (7.11)




북 노동신문, 남한소식 지면 없애

북한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튿날인 지난달 14일부터 남한.통일 관련 소식을 싣던 제5면에 경제.사회.문화 소식 등을 게재하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6면으로 발행되는 노동신문은 평소 1, 2면에 정치소식을, 3, 4면에 경제.사회.문화 소식, 간지인 5면과 6면에는 남한과 국제소식을 각각 할애해 왔다. 노동신문은 남한 소식을 전할 경우 주로 비난성 기사를 내보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4일자부터 26일자까지의 신문을 확인한 데 따르면 남한.통일소식 면이었던 5면에 경제 및 사회.문화 관련 기사들이 게재되고 있다.

14일자 5면의 경우 `신념으로 불타는 강선의 저녁노을`라는 제목으로 남포시 천리마제강소 1강철직장 노동자들의 생산소식을 맨 위에 싣었으며 △온천치료로 유명한 함북 경성군의 김정숙요양소 △평양시 강동군 대리노동자구 주민들의 나무심기소식 △평양영예군인원주필(볼펜)공장 공무작업반장 이근준의 모범적인 소행을 소개했다.

또 감자농사의 본보기인 양강도 대홍단군을 찾은 국립희극단의 공연활동과 만수대언덕의 김일성 주석 동상을 찾아 충성을 맹세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상세히 전했으며 국립민족예술단의 민족무용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서예소조원들의 사진도 게재했다.

이같은 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남북 정상회담기간 중 국방위원회를 비상소집, 휴전선의 대남방송을 비롯해 각종 선전매체를 통한 대남비방 방송을 중지하라고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이 지난달 14일자부터 남한소식 지면을 없앤 것으로 볼 때 발행 전날인 13일 이전에 대남비난 중지와 관련한 내부적인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평양방송 및 중앙TV에서도 지난달 13일부터 정규보도 시간에 북한내 소식을 전한 후 일상적으로 전하던 `남조선 소식`을 생략하고 국제소식을 내보내고 있다.

한편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달 16일까지는 남한소식 게재면을 통해 남한당국을 비난하고 남한사회의 부정적 모습을 계속 내보내다가 이튿날부터 이를 중단하고 대신 북한내 경제.사회소식 등을 싣고 있다.




"정상회담후 평양 낙관적 분위기"

지난 6.13-15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 평양에는 흥분과 희망,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문제연구소와 러시아 현대국제문제연구소가 공동작성, 이 날 공개한 북한보고서(5-6월)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측의 반응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그동안 수동적인 외교정책에서 탈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나는 대담한 조치를 취함에 따라 북한 지도부의 사기가 살아났다"면서 "북한 관리들은 북한이 처한 안보 위협을 감소하고 경제적 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남북정상회담이 북한 체제에 미친 영향과 관련, "러시아측 분석가들은 북한의 외교 및 경제정책이 중국과 베트남 방식으로 기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 그러나 중국 분석가들은 북한이 체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을 우려한 나머지 중국처럼 대외개방 조처를 내리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이후 북한언론 대남 보도

북한 언론에는 지난달 중순 남북 정상회담(6.13∼15)이 개최된 이후 남한관련 기사가 간혹 게재되지만 과거와 같이 비방 일색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특히 `서울에서의 보도에 따르면`, `외신보도에 따르면`이라는 형식으로 객관적 사실만을 전하고 있을 뿐 주관적 시각이나 분석은 일절 배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17일부터 현재까지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남조선 소식`을 간혹 소개하고 있지만 경기도 평택시 미국 공군기지로 인한 환경오염, 한.미 행정협정 개정 요구, 미 공군 쿠니사격장이 위치한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주민들의 입장 등 주한미군 관련 소식을 대부분 전하고 있다.

이 회담 직후 전(前) 남한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나 지방신문사 노조의 사장퇴진 요구,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 등 대남(對南)소식도 일부 전했지만 `남조선 신문 보도`, `서울에서의 방송` 등을 인용하면서 주석을 붙이지 않고 사실보도만 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은 지난달 18일 `서울에서의 방송보도에 의하면`이라고 거론하며 민주노동당이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를 한차례 내보낸 이후 보름 가량 남한소식을 취급하지 않다가 이달 3일 오후 8시 기존 `남조선 소식`시간에 전국금융산업노조가 집회를 연 것을 전했지만 사실만을 짤막하게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달 13일 남한 소식을 싣던 5면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반대하여야 한다`는 기사에서 `외세와 결탁하는 세력` 등으로 남한당국을 겨냥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하루 뒤인 14일부터는 경제.사회.문화 소식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5면 상단을 장식한 머리기사로는 `신념으로 불타는 강선의 저녁 노을`(6.14), `김정일 령도자님은 조국통일의 구성이시다`(6.16), `따르자, 받들자 김정일 장군`(6.19), `하나의 숨결로 불타는 심장들`(6.20), `당의 구상 꽃피는 백두대지에 신심과 랑만이 넘쳐난다`(6.22)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부 `남조선 소식`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짤막하게 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내각 및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기관지인 민주조선도 노동신문과 마찬가지로 5면에 지역소식과 경제성과, 대학 청년들의 생활상 등 경제.사회.문화 소식으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금융노조원 2만여명 일방적인 구조조정 철회 요구`, `노동계가 경찰의 탄압에 항의`, `미 공군 쿠니사격장 폐쇄를 위한 경기지역대책위원회 결성` 등 남한소식을 내보냈지만 이 역시 남한의 통신.방송.신문 매체를 인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북한의 언론매체가 전하는 `남조선 소식`의 특징은 대남(對南) 비방 대신 북한통일방안의 정당성이나 김 총비서에 대한 남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 등이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어 `남조선 소식`에서 `통일 소식`으로 바뀐 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 선진과학기술 적극 도입할 듯"

통일부 관계자는 7일 "북한이 앞으로 외부의 선진과학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일 주석 생존 시절부터 두 차례의 과학기술발전 3개년 계획과 2000년까지의 과학기술발전 전망 목표 제시 등 북한의 과학기술 분야를 주도해 왔다"면서 "김 국방위원장은 과학기술 분야 개발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학중시상을 틀어쥐고 강성대국을 건설하자」는 지난 4일자 노동신문과 근로자의 공동논설은 북한이 외부의 선진기술을 도입해서라도 경제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분석하고 "북한이 우려하는 것은 기술 사대주의이지 선진 과학기술의 도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측의 경제적 대북지원시 `남풍`에 대한 기대를 우회적으로 과학기술분야에서도 찾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후 한달 - 북한의 변화

지난달 13-15일 평양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정상회담 후 북한의 가시적인 변화로는 △대남비방 중지 △북한 어선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월선 중지 △적극적인 남북대화 자세 △북한 언론의 우호적인 보도태도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지난달 15일 오후 6시부터 휴전선 155마일 108곳에 설치된 확성기의 대남 체제 비판 및 비방방송을 일제히 중단했다. 또 휴전선 일대의 원색적인 비난 구호가 적힌 간판도 교체하고 있다.

지난해 교전의 현장이었던 서해상에서도 북한은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해 백령도 주변에서 조업하다 기관 고장으로 북한방계선을 넘어간 남한 선박을 수리해서 보내주기도 했다. 더욱이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북한 어선은 한 척도 북방한계선을 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6.15 남북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지난달 27-30일 북한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보여준 북한측의 자세도 과거와는 사뭇 다름 모습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적십자 회담에서 보여준 북측의 모습은 받을 것은 받고 줄 것은 준다는 서구식 협상 태도에 근접해 있었다"며 "회담을 질질 끌면서 벼랑 끝 전술로 버티는 과거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남북 적십자회담 도중 이례적으로 자신들의 기본입장을 방송을 통해 신속히 보도하는등 예전 회담 모습과는 크게 달랐다. .

관영이긴 하지만 북한 언론매체의 이런 변화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물론 조선중앙TV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한 관련 기사를 간혹 내보내고 있지만 과거의 비난일색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북한 언론들은 정상회담 이후 조국통일 3대 헌장 등 북한의 통일방안 소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세계 각국의 환영분위기 △김 국방위원장의 영도력 소개 등의 보도를 주로 내보내며 남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대신 미국.일본에 대해 비난의 표적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북한 내 소식을 전한 후 일상적으로 전했던 `남조선 소식`을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17일부터 간혹 전하고 있으며 정상회담 전과는 달리 `서울에서의 보도에 따르면`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라는 형식으로 객관적 사실만을 전하고 있다. 또한 노동신문도 지난달 14일부터 남한 비방 기사로 채워졌던 5면에 경제 및 사회.문화 관련 기사로 대체하는등 발빠른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평양방송, 중앙TV등 북한 언론들은 정상회담 이후 우린 군을 국군으로 부르는 등 남한을 자극하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정상회담후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 언론들은 지난달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괴뢰 통치배` 또는 `김대중 일당`으로 불렀던 것과는 달리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호칭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지난달 16일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이라는 경칭을 처음으로 사용해 북한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북한의 이러한 변화는 정상회담후 그들 내부에 남한 못지 않게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 (2000/07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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