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한반도 평화를 만들기 위해 5개항의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지난 3월 9일 김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서 시작된 정상회담은 3월 17일 박지원(朴智元) 문화장관과 송호경(宋浩景)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간의 특사 접촉을 시작으로 4월 8일 역사적인 합의를 이뤄냈고 4월 22일부터 판문점에서 준비접촉에 들어갔다.

다섯 차례의 회담을 거친 준비접촉은 5월 18일 실무절차 합의서를 이끌어냈고 같은 달 31일 김대통령 일행의 평양방문을 준비할 선발대가 파견됐다. 당초 12일 열릴 예정이던 회담은 북측의 `기술적 준비`를 이유로 한 연기요청으로 하루 순연되는 곡절을 거치며 김 대통령 일행은 13일 평양으로 출발했다.

평양 순안공항 도착 당일 김 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김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위원장과 1차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14일 오후 3시 두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오후 11시 20분 4개 분야에 대한 5개항으로된 남북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평양체류= 항공편으로 평양에 들어간 김대통령 일행은 순안공항에서 김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양 정상은 같은 승용차에 동승해 50분간 숙소인 백화원영빈관까지 함께 가는 파격적인 예우를 보여줬다. 13일 오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환영연에 참석했다.

이어 14일에는 김 상임위원장과 공식면담을 가진데 오후 3시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는 남측에서 임동원특보, 청와대 황원탁 외교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 등이, 북측에서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이 배석했다.

회담은 5시 20분부터 6시 5분까지 휴식을 위한 정회를 거쳐 속개돼 6시 50분에 끝났으며 양측 대표단의 문안 수정작업을 거쳐 오후 11시 20분 양측 정상이 5개항의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선발대 파견= 손인교(孫仁敎) 남북회담사무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선발대가 5월 31일 판문점을 통해 평양에 들어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총인원으로 대원 38명을 교체했다. 이렇게 판문점을 통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거나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선발대는 총인원으로 68명을 기록했다.

경호, 의전, 통신, 보도 등 실무자 중심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김 대통령 일행의 평양체류 일정과 판문점 실무자접촉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사안을 북측과 집중 논의했다. 선발대는 휴대용 SNG와 조선 중앙TV의 협조를 통해 영상 송출시험을 갖기도 했으며 세차례에 걸쳐 판문점을 통해 평양에 들어가면서 대표단이 평양에서 사용하게 될 11t 화물차 7대 분량의 물자와 물품도 함께 가져갔다.

▲준비접촉= 남북 양측은 4월 22일 남북정상회담 실무준비를 위해 5년 9개월만에 판문점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 남측에서는 양영식 통일부 차관이 수석대표를, 북측에서는 김령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참사가 단장을 맡았다.

양측 정상의 결심에 따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만큼 남북한은 생산적이고 실무적인 자세를 이야기하며 새로운 회담풍을 만들어 나가는 자세로 회담에 임했다.

당초 3차 준비접촉에서 합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남북간 준비접촉이 난항을 겪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남북 양측은 접촉 개시 27일만인 5월 18일 열린 5차 접촉에서 대표단 규모와 구성, 의제 등 15개항의 실무절차 합의서를 타결했다.

남북 양측은 4차와 5차 준비접촉 사이에 합의서 체결에 앞선 분야별 실무자 접촉을 갖기로 합의하고 13일과 17일 통신. 보도분야, 16일 경호. 의전분야 실무자 접촉을 열었다. 또 남북은 판문점을 통한 의견 조율에 합의하고 연락관을 통한 서신 교환을 통해 의제표현에 합의하는 등 전과는 달라진 실무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사접촉= 김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이 있은 후 북측이 남북간 비공개 접촉의사를 표명해 옴에 따라 남측에서 박 문화장관, 북측에서 송 부위원장을 특사로 하는 접촉이 3월 17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시작됐다. 3월 22일과 4월 7일 세차례 접촉을 가진 양측 특사는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합의서 문구 절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결국 4월 8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어 10일 박재규 통일장관과 박 문화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적인 합의서를 발표했으며 북측도 방송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알렸다.


연합 (200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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