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6.14 남북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다.

하지만 남북 두 정상의 뒤에서 이러한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막후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람은 14일 단독 정상회담에 배석한 남측의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와 북측의 김용순(金容淳)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남측의 경우 또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이 준비작업에 대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맡으면서 이번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8 남북정상회담 합의서에 서명한 남측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측 송호경(宋浩景) 아태평화위 부위원장도 분단 반세기만에 첫 남북정상 회담을 성사시키는 비밀 접촉을 훌륭히 해냈다.

남측에선 14일 정상회담에 배석한 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정상회담 준비에 깊숙이 관여하면서도 묵묵히 업무를 장악했다는 후문이다.

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접촉 과정에선 남측의 양영식(梁榮植) 통일부 차관과 북측의 김령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참사가 수석대표와 단장자격으로 회담 실무 준비접촉에 나서 선발대 파견 등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기여했다.

이어 남측 선발대가 판문점을 통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단장인 통일부의 손인교(孫仁敎) 국장과 1차 선발대 단장인 서영교(徐永敎) 국장도 실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측이 통일부 중심으로 범정부적인 태스크 포스로 정상회담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상회담을 준비한 반면 북측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 관련조직과 대외적으로 의전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실무적으로 준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또 북측은 조선 아태평화위가 전면에서 이번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주도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대남업무에서 사라졌던 전금철(全今哲) 조평통 부위원장도 이번 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내 어떤 형태로든 준비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200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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