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관리들은 오랫동안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해 경고해 왔으나 에너지와 현금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전쟁 도발능력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장거리미사일 계획 포기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양보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이런 점을 강조하기라도 하려는 듯 지난 23일 밤 평양의 한 체육관에서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만명이 거대한 장거리미사일 형상을 나타내는 카드섹션 쇼를 연출했다.

미국은 북한의 대 중동 미사일 수출과 1998년 일본 영공으로의 로켓 발사에 경계심을 표시하고 평양의 위협을 수십억달러의 미사일 방위체제 연구 및 실험의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올브라이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사일 보유권에 관해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면 이는 미사일계획을 포기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를 결정하기 위한 협상전략일 수 있다.

한반도의 긴장은 남북한이 반세기 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과정을 시작한 이후 상당히 완화돼 왔다.

북한 관리들은 이미 수십억달러를 대가로 미사일 계획을 포기하겠다고 제의했으 나 워싱턴은 이같은 제안을 일축한 바 있다. 김정일 위원장 또한 위성발사를 도와 준다면 미사일 개발을 철회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미국에 발사함으로써 미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라고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평양을 방문한 한국언론사 사장단에게 말했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한 동기는 남한을 정찰, 남한의 적대행위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려 보겠다는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인 리언 시걸이 말했다.

한국은 미국의 위성들과 기타 정밀장비를 이용한 감시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북한군은 제한된 자원을 갖고 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를 따라 정기적으로 첩자들을 침투시켜 왔고 1996년엔 북한 잠수함이 간첩임무중 실수로 남한에서 좌초한 적도 있다.

북한 미사일 계획의 실효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왜냐하면 발사실험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로켓 1기 발사비용이 2억-3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북한같이 가난한 나라로서는 천문학적 액수다.

북한은 러시아제 스커드 미사일과 이 미사일을 본뜬 사정 1천㎞ 이상의 국산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또 산악 속의 터널과 기타 은폐 저장소들에 신경가스 같은 화학무기를 비축해 뒀다고 말한다.

북한은 1994년 핵계획을 중단,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우려를 완화시켰다. 그 대가로 미국 주도의 컨소시엄은 북한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원자로 2기를 건설중이다.

최근의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군사부문에선 큰 향상을 이루었으나 경제의 주요부문들인 발전과 배전, 통신, 운송은 퇴보했다고 시인했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령관들은 전쟁시 북한을 격퇴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으면서도 북한이 전쟁 초기에 포화로 비무장지대에서 겨우 70㎞ 떨어진 서울을 초토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200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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