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각하와 리희호 녀사. 남측의 손님 여러분.

여러분은 래일이면 력사적인 평양방문 일정을 마치고 떠나게 됩니다. 55년만에 처음으로 여러분과 만나 함께 보낸 2일간은 너무도 오래 헤어져 살아 온 세월과 너무도 짧은 만남의 순간이 동포애속에 교차되는 뜻 깊은 날과 날이었습니다.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평양을 방문하여 우리 인민의 령도자이신 김정일 장군님과 력사적인 상봉을 하시고 우리와 최고위급 회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상봉과 회담을 통해 북과 남은 서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이며 그 어느 이웃에도 비길 수 없는 동족임을 거듭 확인하였습니다.

북과 남의 최고지도자들이 처음으로 직접 마주 앉아 민족문제를 동족끼리 해결해 나갈 방도를 진지하게 의논하고 서로 마음을 소통한 것은 민족적 단합의 좋은 모습을 겨레 앞에 보여 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들 사이에는 물론 오랜 세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오다 보니 의견을 접근시켜야할 문제들도 있고 함께 풀어 나가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속에 해야할 일, 가야 할 길에 대한 걱정보다도 우리 민족끼리 능히 할 수 있고 얼마든지 함께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이번 상봉과 회담의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보람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데 있습니다. 력사가 주는 기회는 언제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무한정으로 긴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통일을 미래형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만들기 위하여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세월이 흘러간 먼 훗날에도 력사는 조국의 통일을 위해 공헌한 애국자들을 잊지않을 것이며 그들의 이름을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이번 평양방문이 온 겨레의 숙원인 통일의 길로 이어지게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의 후대들에게 통일 조국을 안겨주기 위하여,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만수무강을 위하여,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남측 손님들과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하여 이 잔을 들 것을 제의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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