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제1부부장이 시찰단에 포함된 것은 경제시찰단에 부여하는 북한의 기대와 남북한 경제협력에 대한 김 총비서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장 제1부부장은 김 총비서의 유일한 친형제인 누이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이다.
또 그는 북한사회 전반에 대한 당의 영도와 통제를 실현하는 데서 김 총비서의 오른팔 역할을 수행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서인 당 조직지도부에서 사법.검찰 및 인민보안성을 관장한 행정담당 제1부부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의 경력이나 현재 맡고 있는 업무로 볼 때 그는 경제문제와 거리가 먼 실정이며 따라서 경제시찰단에 포함된 이유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경제시찰단에 포함된 것은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 경제의 재건을 직접 챙기려는 김 총비서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특히 김 총비서는 남한의 경제형편을 둘러보고 이를 여과없이 자신에게 상세히 보고할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으로 매제인 그를 선택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남한의 경제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뜻으로 판단된다.
한편 박 제1부부장의 경제시찰단 포함은 군수공업이 북한 경제의 중추라는 특수한 구조와 함께 그가 김 총비서의 측근이라는 점, 군수공업 뿐 아니라 민수공업분야에도 매우 해박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군수공업부 산하의 제2자연과학출판사 기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남한에 온 김길선(46)씨는 `북한 군수경제가 민간경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일반 경제가 파산돼도 북한 경제는 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총비서가 지난 80년대 초 `인민경제가 다 멎어도 군수경제 하나만으로도 전쟁준비를 하고 인민소비품(생필품)도 생산할 수 있도록 모든 군수공장에 생필품 생산공정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박 제1부부장이 북한 원자력 공업지구로 대표되는 평북 영변지구를 총괄하고 있다면서 군수분야의 실력자인 그가 방한하는 것은 `경제협력을 통해 군수공업을 재건하려는 의도로 볼 수도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북한 전문가는 김 총비서가 지난해 8월 `차주현이 일하는 양어사업소`와 지난 6월 평북 영변.박천견직공장 등 각지 민수공업부문을 시찰할 때 박 제1부부장이 동행했던 점으로 보아 그가 민간경제에도 밝을 것이라며 `김 총비서의 신임을 받는 경제부문 간부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경제에 밝은 그가 선정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측했다. (연합200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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