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의장인 김 대통령은 이날 ASEM 주관통신사로 선정된 연합뉴스와 특별인터뷰를 갖고 "이번 북-미공동성명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간 안보분야 대화를 포함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음을 평가하고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4자회담을 하나의 틀로서 명기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앞으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하게 되면 북.미간 현안 해결과 관계정상화 노력에 진전이 있을 것이고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지면 더욱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북.미관계의 급진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 김 대통령은 "조명록(趙明祿) 특사의 방미,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계획 등 최근 한반도 상황진전은 한.미.일 3국이 우리 중심으로 긴밀히 공조해서 북한에 대한 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화해.협력정책의 기조아래서 한반도 냉전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미.일 3국이 대북 포괄적 접근방안을 착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북.미, 북.일관계 진전과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전제, "김영남(金永南) 상임위원장에 이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있게 되면 이는 남북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북.미, 북.일관계 발전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과 나눈 일부 대화내용을 소개, "`우리는 미.일하고 공조체제를 하면서도 중국, 러시아와 잘 지내고 있으나 당신네는 중국, 러시아하고는 공조하면서 미.일하고는 잘못 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지금 북한에 필요한 것이 하나는 안전보장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회복인데 둘다 미국이 안 도와주면 안된다며 미국을 좋은 의미에서 이용하라`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서도 `북.미문제는 김정일 위원장하고 직접 대화를 해야지만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며 클린턴 대통령의 연말 방북에 상당한 역할을 했음을 내비쳤다.
북.미관계 진전에 대해 김 대통령은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 대통령에게 북.미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미 양측간 최고위급 접촉을 통해 상호 관심사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북.미관계 진전은 북.일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또 북한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의 차관이 가능해지고 국제사회의 투자도 늘어 우리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게 돼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SEM 현안과 관련, 김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두가지 사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하나는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 2000)를 통해 ASEM의 장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규 회원국 가입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ASEM 가입 가능성에 대해 김 대통령은 "ASEM은 기본적으로 개방적이고 점진적인 프로세스이므로 어느 국가의 가입희망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이) 정식으로 가입을 희망해 오면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채택되는 신규회원국 가입 지침에 따라 여타 회원국들과 협의하여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ASEM 서울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선언`이 채택되면 지금까지 우리가 추진해온 대북 화해.협력 정책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ASEM 차원의 지지를 전 세계에 천명하게 되는 것"이라며 "참으로 의미있고 값진 선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등 우방들이 북한과 접촉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북한의 개혁.개방과 국제사회로의 편입을 촉진할 것이라는 게 저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이번 회의에서 ASEM 회원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선언`이 채택되면 (북한-EU 관계는) 더욱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2000/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