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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투명성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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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1.2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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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군사전문가)


지루한 논쟁의 실체

얼마전 NGO 주최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에서는 공군 관계자들과 토론회 발표자들간에 한국군의 MD참여에 대한 의혹 공방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이 토론회를 마치고 난 필자의 소감은 이러하다.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한 3만6천명의 미군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너무도 적다. 한국군의 MD참여다, 아니다 라는 논란은 미군 전력 운용이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논란이다.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따지기 전에 과연 대한민국 국방부는 주한미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 영내에는 도대체 얼마나 비밀스런 시설들이 있기에 국방부가 그 관리·운용의 태반에 대해 저토록 까막눈일 수가 있는가.

주한미군의 한반도 총 주둔경비가 얼마인지, 용산기지 이전에 소요되는 경비가 얼마인지, 미 본토 국방부가 매년 주한미군을 정기감사한 후 지적사항이 무엇인지, 추후 한국 영토에 어떤 무기를 배치하려는지, 주한미군 병력의 몇%가 정보요원이며 그 예산은 어떻게 집행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국방부가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때문에 MD참여 논란도 물론이지만 용산기지 이전,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한국 국민의 부담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에 대해 접근할 수가 없다. 이렇게 왜곡된 한미 군사관계를 놔두고 문제해결을 바란다는 것이야말로 연목구어가 아닐 수 없다. 하다 못해 미군이 영내에 불법 투기한 각종 독극물과 오염물질에 대해 조사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약 2백만발에 달하는 열화우라늄탄을 한국에 저장하고 있는 미군이 한국국민에게 방사능 노출 위험을 경고한 적이 있는가. 국내 원자력법에 의해 방사능 물질을 사찰받고 있는가. 집주인이 까맣게 모르는 사이에 세입자가 알아서 집값을 결정하고 이리저리 건물을 설계변경을 해대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상에 이런 경우도 있는가.

주한미군에 대한 감사권을 확립해야

문제는 미군전력 운용의 투명성이다. 미국이 좋아하는 표현대로 검증과 확인이 중요하다. 우리는 미군의 토지와 시설과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는 나라로서 주한미군에 대한 일정한 감독과 감사권을 주장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한미군 사령관도 대한민국 국회에 출석하여 국민의 의문사항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대한민국 재산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다. 집주인이 내 집이 상하는지, 온전한지 보겠다는 것과 매 한가지의 정당한 주장이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 산적한 주한미군 문제들도 비로소 해법이 보일 것이다. 최근 주한미군과 관련된 각종 논쟁의 실체는 주한미군의 투명성 문제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한미군사관계의 `정상화`가 있지 않고서는 어떠한 문제해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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