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軍 생일상에 재뿌린 社說

지난 10월 1일, 우리 군은 건군 제52주년을 맞이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군 원로, 그리고 각계의 귀빈들과 국군장병, 주한미군 등이 동참한 가운데 성대한 건군 기념행사를 개최하였다.

광복 이후 조국수호의 기치를 내걸고 창군된 이후 어언 52년의 장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 군은 6·25전쟁을 비롯하여 수많은 외부의 위협을 격퇴하면서 오늘의 막강한 국군으로 성장하였다. 또 최근에는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의 군대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지난 2일자 신문에서 `지금 우리 군은 무엇하는 곳인가?`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정부의 대북정책 탓으로 우리 군이 주적개념의 혼란과 훈련 축소 등 자기 정체성의 상실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철통같은 안보태세의 확립에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한 바 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 정부는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결과 지난 6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였고, 수차례에 걸친 남북 장관급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경의선 철도 복원 합의 등 적잖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군사적인 면에서도 지난 9월 24일부터 2박3일간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상호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큰 진전을 보는 등 반세기 동안 계속되어 온 한반도의 냉전구조 청산과 평화공존의 실현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안보면에서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나위가 없을 만큼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군은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일련의 남북대화를 전적으로 환영· 지지하고 있으나, 남북간의 군사적인 긴장완화 및 그에 필요한 완전한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여 최근의 화해·협력 분위기와 관계없이 확고한 대적관 및 군사대비태세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군은 신세대 장병들로 하여금 사명감과 전투의지를 고취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원론적·학술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던 기존의 장병정신교육 교재를 필승의 신념을 고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교재로 전면 개편하였다. 또 국방일보를 활용한 교육자료의 수시 지원과 시청각 교재의 개발·보급을 통해 다원화되고 질 좋은 교육자료를 적기에 배포함으로써 최근 남북관계 상황변화와 관련하여 그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정신전력을 함양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뿐만 아니라 사설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철통같은 안보태세 확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도 높은 교육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방부에 `교육개혁 전담반`을 편성, `전투와 직결되고 야전과 실무를 연계할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각급 제대에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군의 목표인 `미래지향적인 첨단과학군대 육성`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군은 정예장병 육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더욱이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듯 이번 국군의 날에 즈음하여 참전노병과 전몰장병 유가족에 대한 여야 지도부 등의 위문 사례가 신문지상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국군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하지는 못할지언정 건군 52주년이라는 국군의 생일상에 지면(10월 2일자 사설 제목)을 통해 또다시 재를 뿌렸다.

국내 유수의 언론이라고 자처하는 신문이 걸핏하면 군을 헐뜯고 비하하는 것이 과연 언론의 정도인가, 과연 이것이 이 나라와 군을 위해 올바른 처사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전 장병은 국민들이 국방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군이 대비태세를 소홀히 함으로써 수많은 국난을 겪어야 했던 지난날 우리 민족사의 쓰라린 교훈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군은 남북관계가 어떻게 변하든, 안보환경이 어떻게 바뀌든 간에 `우리 영토와 영공, 영해를 침범하는 어떠한 외부의 위협도 즉각 격퇴·응징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기본 임무와 사명에는 어떠한 변화도 있을 수 없다는 각오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성스러운 국방의 소명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전쟁을 넘어 평화로, 분단을 넘어 통일로` 새 출발하는 민족대행진의 성공적 추진을 `힘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자세로 정예강군을 육성해 나갈 것임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

아울러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도 이러한 우리 군의 각오를 명찰하고 따뜻한 격려와 성원이 있기를 바라며, 명확한 사실관계와 객관적 검증도 없이 `군을 흔들고 폄하하는 것`이야말로 군과 국민들을 이간시킴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적을 이롭게 하는 어리석은 행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0.10.5

국방부 정훈공보관 강준권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