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문제연구소’인원·기능확대 개편
조선일보가 북한을 “통일시대 협력 파트너”로 표현하며 객관적인 북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섹션을 신설하겠다고 밝혀 언론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언론계는 조선일보의 북한섹션 신설을 반북·반공의식으로 대변되는 조선일보의 전통적인 논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등 변화된 남북관계 속에서 조선일보가 더 이상 수구적인 대북관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또 6·25 전쟁 전후의 냉전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이 사회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산세대의 감정적인 반북논리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시각에는 지난 6월 이후부터 조선일보 지면에서 사설과 기사의 충돌 현상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대북관에 혼란을 느낀 흔적이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기자들도 이 부분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는다. 기자들은 북한관련 보도를 두고 논설위원실과 편집국이 견해를 달리해 적잖은 마찰이 있어 왔다고 전한다.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조선일보의 시각에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논거 제시없이 자칫 감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설의 논조에는 시각을 달리한다는 말이다.
조선일보가 지난 5월말부터 이름만 남아 있던 통한문제연구소의 인원과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통한문제연구소의 확대개편은 당시 월간조선 김현호 기자(현 통한문제연구소 소장)가 방상훈 사장에게 건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때부터 내외통신출신 김광인 기자를 영입하고, 정치부 통일팀과의 긴밀한 협조를 이뤄왔다. 한 기자는 이를 두고 “조선일보의 대북 논조가 더 이상 젊은 세대들에게 설득력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석은 통한문제연구소가 북한섹션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한 기자는 “신설될 북한섹션은 조선일보의 가치에 맞게 취사선택해 보도하던 그동안의 보도와 달리 지면의 성격·시각·스타일을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북한 섹션의 내용도 북한의 현실과 인물 등을 가감없이 전달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자들에 따르면 신설 북한섹션은 매주 4개 면으로 발행되며, 발행일은 ‘헬스’ ‘북스’ 등 수, 목, 금요일에 집중된 섹션과의 중복을 피해 월, 화, 토요일 중 하루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관련 전문 인터넷 사이트 ‘NK조선’은 북한섹션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담아서 독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데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NK조선’은 내년 1월에 열 예정이다.
김성완 기자(sabi@mediaonul.com)
미디어오늘 200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