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 움직임으로내홍(內訌)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당내 대표적 보수우익인 김용갑(金容甲·경남 밀양 창녕)의원이 불씨를 던졌다.

김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간담회를 통해 전날 ‘민주주의수호 국민 총궐기대회’ 추진 의사를 밝힌 YS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YS가 남북관계를 둘러싼 보수세력의 순수성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같아 걱정된다”면서 “이는 당이 대북문제에 중심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YS와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를 싸잡아 공격했다.

김 의원은 “YS가 과거 취임사에서 ‘어떤 동맹도 민족에 우선할 수 없다’고 밝힌 데다 교육·통일장관,청와대 수석 등에 좌파적 이념을 가진 사람을 임명했다”면서 “YS는 보수의 중심에 서서 운동을전개하기에 적합지 않은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YS의 정무비서관 출신인 이성헌(李性憲·서울 서대문갑)의원은 간담회 직후 당보 가두 배포를 위해 버스로 이동하던 중 “주적(主敵)은누군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김 의원에게 항의하면서 한바탕몸싸움을 했다.

박종웅(朴鍾雄)의원도“김 전 대통령이 구국운동을 한다는 것이지언제 정당을 만든다고 했냐”고 반문한 뒤“김 의원은 과거 민주화운동을 탄압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으로 이런 말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박찬구기자

대한매일 20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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