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대로 제3차 장관급회담이 아무런 소득없이 끝났다.

이산가족상봉, 경협추진기구설치, 식량차관분배감시 등 주요 핵심현안 중 하나도 구체적인 합의를 보지 못했다.

뭐든지 다음회담으로 떠넘겼고, 합의문 쪽지는 온통 애매모호한 수사만 가득한 어려운 시구절 같다.

이산가족이나 경협문제는 중장기적 사안이라고 변명하겠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식량차관문제는 도대체 어쩔 셈인가?

양측의 합의문 내용이 서로 다른 것은 국제적으로 비웃음을 사는 해괴한 일이다.

결국 북측이 성회를 하면 투명성 따위는 따지지 않고 무조건 퍼줄 것 아닌가?

이번에도 북한이 분배의 투명성문제에 대해 거만하게도 "구두로 확인해줬다"니 이런 식의 회담은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

국가 간의 합의를 구두로 발표하는 나라가 대한민국말고 또 있는가?

어느 세월에 이산가족의 한을 풀 것이며 국군포로·납북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단 말인가?

약소국이 강대국 대하듯 이 정권이 북한 김정일 정권에게 질질 끌려다니며 진행되는 불평등 회담은 더 이상 필요없다.

정말 정신차리길 바란다.

2000. 10. 1

한나라당 대변인 權哲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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