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 공동선언에 명시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해 북한이 지금까지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아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안 서기국장은 낮은 형태의 연방제안에 대해 `잠정적으로 연방공화국의 지역 자치정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며 장차로는 중앙정부의 기능을 더욱더 높여 나가는 방향에서 연방제 통일을 점차적으로 완성할 데 대한 방안`이라고 지적,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과 동일한 것임을 천명했다.
`낮은 형태의 연방제`와 6.15공동선언에 명시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용어상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북측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선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과 남은 북남 공동선언의 합의대로 통일방도에서의 공통점에 기초하여 민족공동의 통일방도를 모색하고 민족자주 통일실현에로 나가야 할 것`이라는 안 서기국장의 발언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는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천명한 6.15공동선언 제2항을 곧 실천에 옮겨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8월 12일 남측 언론사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다음 3차(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 8.27-30, 제주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6.15공동선언 실천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 역시 통일방안 논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현재 북한 당국은 `반세기의 분단`으로 인해 조성된 이질감보다는 `민족` 개념을 앞세워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남북한 간의 교류 협력, 다방면적인 대화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안 서기국장도 낮은 형태의 연방제를 실현을 위해서는 `정치적 물리적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6.15공동선언 1항에 언급된 `자주`를 `최고 지도이념`으로 삼아 당국간 대화 뿐만 아니라 민간급 대화 등 여러 분야의 대화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 간의 교류와 협력, 대화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이 조만간 당국 간 대화를 통해 6.15공동선언 제2항에 천명된 `통일 지향`을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2000/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