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련 / 종주대 단장

 

일자: 2020년 7월 12일
구간: 미시령-상봉-신선봉-대간령-마산봉-진부령
산행거리: 15.5km 
산행시간: 10시간 31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15명

 

▲ 마산봉 너머 구름이 향로봉을 감싸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완주를 향하여

백두대간 종주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 끝을 가늠하기조차 아득하기만 하더니 어느덧 최종구간이다.

폭염과 혹한에 몸서리치던 일들도 꿈결만 같고 가없는 운해와 장엄한 일몰 앞에 깊은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던 기억들, 황홀한 일출에 전율하던 순간들과 잠자는 야성을 뒤흔들던 원시의 황량한 풍광도 이제는 아련하기만 하다.

장마 소식에 기상예보는 시시각각 변동이 심하다. 출발 전 날까지 숙고를 거듭한 끝에 안전과 최종구간이란 상징성을 고려해 비 예보가 없는 다음날로 연기한다.

종주기념 행사와 뒤풀이 이야기를 다소 들뜬 마음으로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미시령 정상이다.

▲ 미시령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신속하게 표지석 앞으로 올라 최종구간 기념사진을 남긴다. 휘영청 달빛은 촉촉이 내려앉고 물기가 어린 채 고요한 적막만 흐르는데 대원들은 지난 번보다는 한결 여유롭게 길을 가로질러 들머리가 있는 탐방지원센타로 향한다.

멀리 속초시내엔 불빛이 반짝이고 어둠 저편 어딘 가엔 울산바위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래로 울산바위 능선은 금강산과 설악산의 경계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부터 금강산권역에 들어서는 것이다.

완주의 꿈을 품고 대원들은 별빛이 내려오는 산 능선을 향해 대장정을 매듭짓는 첫걸음을 내딛는다.

달빛은 상봉 돌탑에 내려앉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신선봉이다. 달무리가 조금 있긴 하지만 별도 보이고 잘하면 일출을 기대해 볼 만하지 않겠냐며 김태현 대원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전용정 대장은 맑은 날엔 신선봉에서 금강산 비로봉도 보인다고 한껏 대원들을 고무시킨다.

낮은 구릉이 이어지던 등산로는 조금씩 경사를 이루고 깊은 산이 품었던 빗물이 넘쳐 흐른다.

머지않아 샘터를 만났다. 이곳은 상봉아래 화암사에서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다. 산 아래 화암사의 정식 명칭은 금강산 화암사다.

▲ 화암사 갈림길에서 김익흥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바위와 수풀이 뒤엉킨 숲길이 이어지더니 본격적으로 바위투성이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달빛에 푸른 기운이 감도는 바위덩어리들은 거뭇거뭇 색이 바랜 채 각을 세우고 대원들의 발길을 잡는다. 너덜지대에서는 길을 놓치기 십상이다. 유해 발굴로 파헤쳐진 곳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여기 저기 작업도구들과 유해발굴을 한 흔적들이 널려 있다.

이따금씩 유해의 신원이 밝혀져 유족에게 인도하였다는 기사를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유해는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여 무명용사로 남는다. 치열한 접전 지역에서는 피아가 서로 뒤엉킨 모습으로도 발견되곤 한다니 그 처절했던 동족상잔에 가슴이 저며 온다.

▲ 너덜지대를 오르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바위위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김태현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상봉엔 가여운 넋들을 위로하는지 중생들의 극락정토를 기원하는지 치성으로 쌓아올린 돌탑이 달빛을 받으며 단아하게 서있다.

▲ 상봉에서 완주를 기원하는 박명한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미시령에서 진부령 사이 가장 높은 봉우리여서 상봉이라 불린다. 속초 시내와 동해바다가 경계가 뒤섞인 채 아스라이 불빛을 명멸하며 반짝이고 있다. 그런데 바다 쪽으로 지난번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이 멀리까지 있었는데 오늘은 그거리가 상당히 짧다.

하산할 때 오동진 후미대장은 예약한 횟집 주인과 오늘의 횟감을 열심히 상담하고 있었다. 횟집 주인장 말인즉 오징어 떼가 북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출어하는 배가 적어서 오징어 값이 몇 배 뛰어다나. 궁금증이 풀렸다.

신선봉 신새벽의 환상적인 장면들

설악산 북주능선과 화채능선까지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상봉이지만 한 밤에 오르니 어둠에 잠겨 아쉽기만 하다. 신선봉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간다.

▲ 직벽을 내려오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너덜이 여전한 가운데 가파른 직벽 2군데를 무사히 내려가니 이젠 키를 넘는 수풀이 길을 점령하고 있다.

잡목의 잔가지는 배낭을 끌어당기고 길을 따라 놓여 있는 일명 삐삐선이 느닷없이 발목을 잡아채는가 하면 삐져나온 나뭇가지는 냅다 머리를 후려친다.

화암사로 내려가는 두 번째 갈림길이 이 근방 어딘가에 있을 텐데 무성한 수풀과 어둠이 길을 감추고 있다.

▲ 너덜지대에 여명이 퍼지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어느덧 희뿌옇게 여명이 숲속까지 조금씩 빛을 나누어 주고 숲길을 벗어나자 마술사가 장막을 걷어낸 듯 너덜겅이 순식간에 눈앞에 펼쳐진다. 어둠과 빛이 교합하는 신 새벽에 위대한 원시가 대자연의 행위예술을 보란 듯이 선보이고 있다.

황철봉의 너덜지대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것이 항아리만하고 큰 것은 냉장고만하다. 수억 년의 화학적 풍화를 거친 기반암이 솟으면서 형성된 너덜지대는 흡사 거인들끼리 돌팔매질이라도 한 듯 능선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 가야 할 길을 바라보는 전병덕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너덜겅 위에서 이시욱 대원의 멋진 모습.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드디어 빛을 등진 신선봉이 바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새벽하늘에 그 위용을 뚜렷이 새겨 놓은 모습이 눈앞에 드러난다.

어둠이 서쪽 사면 아래로 꼬리를 슬그머니 내리고 있을 즈음 멀리 동해에선 해가 수면 위 구름 위로 오르고 있다.

▲ 완벽한 완주를 꿈꾸며 이석화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3번째 대간 완주를 향해 전용정 대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일출 앞에서 완주를 다짐하는 이계환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떠오르는 태양은 눈부신 연노랑 카펫에 붉은 물감으로 테두리를 강렬하게 덧칠하고선 일순간에 바다위로 펼쳐놓는다. 이 새벽에 이토록 높은 바위봉우리에 올라 물결이 일렁이고 해가 떠오르는 동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니!

▲ 떠오르는 햇살이 환상적으로 동해를 물들인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신새벽 동해를 등지고 신선봉에서 환호하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하늘로 솟구쳐 올라 손에 닿을 것만 같은 수평선 너머로 날아가는 날개 넓은 바다 새. 깊고 드넓은 바다 한 가운데 열 지어 자맥질하며 대양의 꿈을 찾아가는 수십 마리의 고래들. 상상은 자유롭고 머리는 맑다.

▲ 울산바위가 뚜렷하고 그 너머로 대청봉과 설악의 주능선이 굽이친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어둠이 역할을 다하고 물러난 자리에 .빛이 세상을 드러낸다. 남으로 울산바위가 도드라진다. 비바람이 치면 하늘이 울린다고 해서 천후산이라 불렸는데 천후산을 우는 산이라 우리 발음대로 울산이라고 기록하였다. 여기에 울산이라는 지명이 상상력으로 더해져 울산바위이야기는 탄생한다.

▲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완주를 확신하는 오동진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그 이야기만큼이나 뚜렷하고 정감어린 모습이 어디서나 대번에 시선을 끈다. 울산바위 너머 대청봉과 설악산 주능선이 물결치듯 굽이치고 그 앞뒤로 소잔등이 열 지어 포개진 듯 산그리메가 이어진다. 북으로는 희뿌연 하늘 가없이 음영으로 각진 산이 첩첩이 펼쳐지다가 아스라이 사라져간다.

▲ 지나온 상봉을 배경으로 김래곤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신선봉을 뒤로 하고 대간령으로

산행을 하루 연기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비록 금강산 비로봉을 보지 못했지만 더 이상 바란다는 것이 과욕일 정도로 잊을 수 없는 인생 산행이다. 게다가 환상적인 인생 사진들 또한 무수히 나왔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진한 여운을 뒤로하고 종주를 이어간다. 신선봉 주변의 너덜지대를 벗어나 대간령으로 향하는 내리막 숲길로 접어든다. 산으로 둘러싸인 첩첩 산골에 저 멀리 용대리 마을이 촘촘히 시야에 들어온다. 신선봉은 대간령 못 미쳐 헬기장이 있는 공터까지 조금씩 멀어지지만 사라지지 않고 배웅을 한다.

▲ 조금씩 멀어지는 신선봉.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먹거리 장터를 펼치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새벽 2시에 출발해서 상봉과 신선봉의 거친 너덜지대를 지나온 대원들에게 널찍한 공터는 맞춤한 먹거리 장터다. 버스에서 잠을 설치고 한밤중 2시부터 4시간여를 너덜겅과 사투를 벌여 몸은 지쳤건만 밥이 퍽퍽하게 잘 먹히질 않는다. 졸린 데다 힘까지 딸리면 때론 입맛도 떨어진다. 그래도 먹어야지 끝까지 갈 수 있다.

신선봉과 마산봉의 안부에 해당하는 대간령은 인제와 고성을 오가던 길목이었다. 고성의 해산물 장사꾼들이 미시령과 진부령길이 원활하지 않았을 때 이용하였다. 미시령과 진부령 사이라 하여 대간령이라 부른다.

▲ 대간령에서 한숨 돌리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인제 방향 용대리 쪽으로 가다보면 지금도 마장터란 지명이 남아 있다. 마방이 있었을 정도면 꽤 큰 장터였을 것이다.

미시령 아래 박달나무 쉼터에서 시작하는 트레킹 코스가 지금은 그 옛날 장사꾼들의 고달프지만 삶의 냄새가 물씬 배었던 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금강산이 지척이건만

이곳을 지나면 암봉과 병풍바위 너머로 마산봉이 기다린다. 시간은 아침 8시를 지나고 있다.

12시경으로 예정된 하산은 무난할 것으로 보여 전용정 대장은 산행속도를 여유 있게 가져간다. 암봉 오르막은 급경사지만 길이가 짧아 힘에 부치지는 않는다.

▲ 무릎도 쾌청. 무엇도 완주를 막을 수 없다. 심주이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무쇠다리 이종규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암봉을 지나 병풍바위로 향한다. 그동안 너덜지대가 규모가 크든 작든 잊을 만하면 나타나곤 했는데 흙길이 계속 이어져 다리가 오랜만에 호강을 한다.

▲ 모처럼 흙길에서 여유로운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1.5km면 금방 갈 거라 생각했는데 막바지 힘이 부쳤는지 흙길임에도 헉헉댄다. 다소 경사진 산길을 올라 마지막 고비인 병풍바위에 올랐다. 전망 좋은 병풍바위는 잠시 쉴 핑계를 대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듯 사방이 트이고 오붓이 앉을 자리까지 아담하다.

남으론 귀때기청봉 능선이 굽이치고 용대리 마을과 흘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으론 마산봉이 지척이고 그 뒤로 향로봉이 뚜렷하다.

▲ 남으로 귀때기청봉 능선이 굽이친다.[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마산봉으로 향하는 길은 500m 남짓 약간의 내리막과 오르막으로 된 평범한 등산로이건만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진부령에 다가갈수록 후련함보다는 아쉬움이 커져 간다.

마산봉 너머로 구름에 휘감긴 칠절봉 향로봉 능선이 동서로 길게 늘어서 있다. 그 뒤로 금강산 비로봉이 있을 텐데 지금의 남북관계를 상징하듯 흐린 하늘만 가득하다.

▲ 마산봉에서 아쉬움을 달래는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백두대간은 진부령을 지나 칠절봉(1,172m) 둥글봉(1,312m) 향로봉(1,296m)에 이어서 고성재를 거쳐 군사분계선 상의 삼재령을 지난다. 여기까지가 26km이고 분계선 너머로 무산(1,320m)을 지나 금강산 비로봉(1,638m)으로 이어진다.

금강산 비로봉까지 2~3구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인데 70여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오가지 못하고 있다.

▲ 완주를 눈앞에 둔 김성국 대원과 김경숙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너도 나도 마산봉 돌탑위로 올라 표지판을 들고 추억을 담고 아쉬움을 달랜다.

종주대를 마중 나온 이민우, 장소영 대원이 잠시 뒤에 도착하면서 마산봉 정상의 조촐한 자축연은 짧은 시간이나마 화기애애하다. 마산봉만이라도 올라 종주의 기쁨을 같이 하겠다는 두 대원의 애틋한 마음에 종주대는 열렬한 환영으로 답한다.

▲ “나 황철봉 다녀온 여자예요” 장소영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생존은 평화로부터

진부령으로 하산하는 길에 알프스 리조트까지는 가파르다. 도로와 만나는 길목엔 형형색색의 수많은 종주대 리본이 무사 종주를 천지신명께 감사라도 하는 듯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아! 이제 정말로 종주가 끝나가나 보다.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한 달에 두 번씩 가야만 하는 ‘아름다운 구속’에서 해방된 후련함도 있지만 경이로운 만남과의 당분간 이별이라 생각하니 그 빈자리가 만만치 않을 듯싶다.

▲ 종주대 리본 앞에서 이민우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남은 9구간 채워야지. 이지련 단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철조망 너머론 폐허가 된 알프스 리조트가 방치되어 있다. 한때는 천혜의 스키장이었지만 재정난으로 문을 닫은 지 십 수년째다. 도로변엔 스키 대여점과 민박시설이 빈 채로 썰렁하다.

접경지역이 안고 있는 생존의 문제가 여기서도 진행형이다. 강원도에서는 그린데당트(산림,환경 사업 등을 통한 긴장완화)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매년 하루 동안 진부령 -향로봉을 오가는 ‘민족 평화 트레킹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진부령에서 출발해 향로봉-북한 백두산 장군봉에 이르는 코스를 ‘강원도형 그뤼네스반트’(grunes band/옛 동서독의 경계선에 보존된 녹색지대를 생태 관광지로 조성)로 자리 매김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평화만큼 확실한 생존 전략은 없다.

▲ 흘리마을 길가에 핀 들꽃들 1.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흘리마을 길가에 핀 들꽃들 2.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흘리마을 길가에 핀 들꽃들 3.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진부령까지는 잠시 숲길로 접어들기도 하지만 거의 도로를 따라 4km를 걷는다. 높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흘리마을 길가엔 들꽃이 만발하고 전국 제일의 피망 생산지답게 피망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에 띈다.

▲ 흘리마을을 상징하는 피망 조형물.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진부령 미술관이 있는 도로 옆에 조그마한 공원을 조성하고 진부령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진부령엔 종주대를 맞이하기 위해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한 대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열렬히 반겨주는 대원들을 보니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기분이다.

거진항 식당에 점검 차 먼저 가있는 이기윤 대원을 제외하고 김지영, 홍인석, 변광무, 서은정 대원과 함께 종주의 기쁨을 만끽하고 달콤한 하산주를 나눈다. 이 맛에 산행하는 것이라고 모두들 흥겹다.

7인의 완주대원과 종주대원들은 저마다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그동안 큰 사고 없이 종주가 끝난 것을 감사하는 감사제까지 단출하지만 정성껏 올렸다.

▲ 자랑스런 7인의 백두대간 남측구간 완주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 행위처럼 백두대간 종주도 우리들이 한 단계 비약할 수 있는 통과의례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비약하느냐는 각자가 다르겠지만 앞으로의 삶에 큰 힘이 될 것이란 믿음은 같을 것이다.

그동안 종주를 같이 한 대원들 간에 우정이 무엇보다 값지다. 천신만고 끝에 힘겨운 산행을 마친 뒤 해맑게 웃으며 하산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던 그리운 얼굴들이 떠오른다.

졸업은 새로운 출발이다. 북녘의 백두대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남북이 온전히 연결된 백두대간은 평화를 불러오는 바람이다. 그 바람이 태풍이 되어 이 땅에 통일이 오는 그날까지 우리들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 이날 마지막 구간 완주자들과 격려차 온 대원들이 함께 모였다. 다시 시작이다. 진부령에서 북녘의 백두대간을 그리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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