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늘어가는 절량민(絶糧民)
경북지구(慶北地區)의 현지보고(現地報告)

[경북(慶北)에서 본사 김자동(金滋東) 특파원]*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

경북일대에 있어서 절량농가는 못된 전염병과도 같이 나날이 퍼져가고 있다. 경북의 농가 47만호에 농촌인구 약 250만중 3월 중순 현재로 반수가 넘는 약 127만명이 제때 보리밥이나마 먹지 못하고 있다한다.(경북도 집계)

도 사회과에서는 6월까지는 150만이상이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과 싸워야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하였다. 재작년의 수해와 풍해가 있은 후 작년의 가뭄은 경북 전역에 걸쳐서 큰 타격을 준 것이다. 
어느 해나 보릿고개가 되면 농가의 대부분은 양식이 떨어지는 것이 상례이며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먹으며 연명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겨울부터의 농가 절량상대는 전보다도 훨씬 악화되어 정말 굶어죽는 사람이 생길지경이다.

경북도 사회과에서는 도내의 절량농가 구호용으로 오는 6월까지 50만석(石)이상의 곡식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국토건설사업에 20만석정도가 예산되었으며 구호 양곡 2만 4천석과 대여 양곡 1만 9천석 정도를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다 외국 민간단체의 구호양곡 약 2만 6천석과 실업계 등의 모금 및 모곡운동으로 8천여석을 모을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제대로 되어도 구호용으로 확보될 수 있는 양곡은 27만여석에 지나지 않아 23만석이 부족한 것이다. 경북도에는 국토건설사업으로서 54억환이 예산되었다. 그 중 노임으로 현금 15억환과 현물(보리) 27억환이 지불될 것이며 나머지는 물자 등으로 소비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국토건설사업이 3월 5일부터 시작은 되었으나 착수된 것은 사방 및 조림사업과 소규모 수리공사의 일부에 지나지 않은 형편이다.

당국에서는 국토건설사업의 노임으로 십만 명이상이 구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이 사업이 제대로 된다하여도 절량농가 구호에는 아주 부분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뿐이다. 그나마 3월 1일부터 시작된다던 것이 이제는 5월말에야 시작된다는 말도 있다.

▲ 날로 늘어가는 절량민 [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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