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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에 발목 잡히다<2019 송년특집 ③> 북미관계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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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6  13: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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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2019년은 연말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지난해 순항하는 듯한 북미관계가 올해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의 결렬로 갸우뚱거리더니 그 여파로 한반도 정세가 일 년 내내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한마디로 북미관계가 막히자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모두 경색된 해였습니다. 

북한이 ‘연말 시한’으로 미국에게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이 며칠 안 남은 연말까지 한반도의 진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불허인 가운데, 통일뉴스는 <2019년 송년특집>으로 ①남북관계 ②북한 내부 ③북미관계 ④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외정책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 북한이 김정은-트럼프 관계는 물론이고 북미 간 대화 국면까지 파탄낼 수 있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며칠 남지 않은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도 예고한대로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확정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차게 시작한 2019년 북미관계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지경으로 막을 내리게 된 근본원인은 2월 하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데 있다.        

0 ‘하노이 노딜’

   
▲ 2월 27일 북미 정상은 화기애애한 만찬을 진행했다. [사진출처-백악관]

2월 27일 오후 6시28분(이하 현지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시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김 위원장은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도 첫 번째와 같거나 더 훌륭한 성공을 바란다”고 화답했다. 상봉과 환담, 비공개 단독회담, 친교만찬까지 화기애애한 2시간 20분을 보냈다. 

   
▲ 2월 28일 회담에 앞서 환담하는 북미 정상. [사진출처-백악관]

2월 28일 돌연 기류가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말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김 위원장과 북한에 관해 환상적인 성공을 거둘 것임을 알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시작부터 여러 차례 말했듯 내게 속도가 중요하지는 않다. 나는 핵.로켓 실험을 하지 않은 데 대해 김 위원장에게 매우 감사한다”고 복선도 깔았다.

   
▲ 확대정상회담에 끼어든 볼턴 보좌관(맨 왼쪽). [사진출처-노동신문]

오전 11시55분 예정됐던 업무오찬이 열리지 않는 등 이상징후가 속속 포착됐다. 전날 만찬 자리에 끼지 못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한 사실도 알려졌다. 회담은 오후 1시24분께 끝났고 두 정상은 각자 숙소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오후 2시5분 예정됐던 공동성명 서명식도 취소됐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 작별 인사하는 북미 정상. [사진출처-노동신문]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15분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본적으로 그들은 전반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으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노딜’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 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적인 결정에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날 밤부터 이날 회담 직전까지 계속된 하원의 ‘마이클 코언 청문회’를 강하게 비난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직후 귀국길에 올랐다.

   
▲3월 1일 새벽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하는 리용호 외무상. [TTXVN 동영상 캡쳐]

북한 측 리용호 외무상은 3월 1일 새벽 멜리아 호텔에서 회견을 열어 “우리는 현실적인 제안을 했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특히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을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포함한 모든 핵 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제거한단 것”이나, “미국 측은 영변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는 것이다.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한 김정은 위원장은 3월 2일 오후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올랐다. 60여 시간 걸리는 4,500km 길을 달려 3월 5일 평양에 도착했다. 10일 전 출발 때 품었을 기대와 달리 빈손 귀국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몇 주 내 미국 협상팀의 방북”을 희망했으나, 북한 측은 문을 닫고 ‘총화’와 ‘검열’에 들어갔다.  

1차적 총화가 끝난 시점은 4월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4차 전원회의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보고를 통해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 무슨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도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했다.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문책도 이뤄졌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였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공식석상에서 사라졌고, 김영철 부위원장도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말과 행동이 거칠어졌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국장은 4월 18일 “폼페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비난했으며, 이틀 뒤 최선희 제1부상은 “멍청해 보인다”고 볼턴 보좌관을 저격했다. 5월4일부터 대구경 장거리방사포와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본격 재개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남북미 선순환 접근법’의 붕괴였다. 검열에 시달리는 통전부 대신 외무성이 ‘남측 때리기’에 나서는 보기드문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볼턴-폼페이오와 비슷하게 남측에서는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갔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5월께 남측 국정원과 북측 통전부 간 채널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계에도 하노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7월 초 일본이 전격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강제징용판결에 대한 불만을 누르고 있다가 한국의 입지가 좁아진 틈을 타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일본의 기습은 실패로 끝났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고 남북미 관계가 선순환했다면 애당초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0 판문점 회동과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들고오라’는 북한의 요구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냉랭했다. 

4월 22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만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우리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제재 완화(sanctions relief)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려던 ‘중간단계 구상’에 대해 “모른다”면서 “그게 제재완화를 지칭한다면 대답은 노(no)”라고 일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4월 24일 <CBS> 인터뷰에서 ‘경로변경’을 거론하더니 29일 <더힐> 주최 대담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함에 따라 북한을 비핵화 할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북한을 자극했다. 

4월 30일 최선희 제1부상이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미국이 운운하는 이른바 ‘경로 변경’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받아친 배경이다.  

대화의 물꼬는 양측이 공인한 김정은-트럼프 간 개인적 관계를 통해 트였다. 6월 29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김 위원장과 국경/DMZ에서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할 수도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북한이 즉각 호응했다. 최선희 제1부상은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가 남측 지역으로 내려오는 북미 정상. [자료사진-통일뉴스]

30일 오후 3시45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녘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내려온 두 정상은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자유의 집’에서 양자회동에 들어갔다. 50여분 회동을 마친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나와 문 대통령과 포즈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주도 하에 앞으로 2~3주 동안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과연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지 우리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측에서 실무 협상 대표를 선정해서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2~3주 걸릴 것이라던 북미 실무협상은 스웨덴의 중재를 거쳐 석달 뒤에야 열렸다. 10월 4일 예비접촉, 10월 5일 실무협상 형식으로 스톡홀름 교외에서 북한 측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미국 측 비건 특별대표가 마주앉았으나 결과는 ‘결렬’이었다. 

김명길 대사는 협상이 끝나자마자 북한대사관 앞에서 준비된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옳은 계산법을 가지고 나옴으로써 조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협상에 왔”으나 “협상은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면서 “나는 이에 대해서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을 되갚아주겠다는 결기가 엿보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의 앞선 논평이 오늘 8시간 반에 걸친 논의 내용과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발끈했다. 미국은 ‘2주 후에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스웨덴의 중재를 끝내 뿌리쳤다. 

김명길 대사는 11월 14일 담화를 통해 비건 특별대표가 스웨덴을 통해 12월 중에 만나자는 의사를 전해왔는데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하였다면 그에 대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닷새 뒤에는 “조미가 서로의 입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는 실정에서 스웨덴이 더 이상 조미대화 문제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0 ‘크리스마스 선물’ 소동

10월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돌연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올랐다.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한지 10일 만이자 ‘연말 시한’을 한달 반 앞둔 때였다. <노동신문>은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김정은-트럼프 간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조미 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길 바란다면서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은근히 압박을 가했다.

미국은 몇 가지 유화 조치를 통해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11월 13일 한국 방문 직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외교가 무엇인가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군사연습 태세를 다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연합공중훈련 강행을 규탄한 전날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의식한 것이다. 

나흘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빨리 행동해서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만나자!”고 재촉한 것. 

김계관 고문은 “나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서 새로운 조미 수뇌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하였다”면서도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 이상 미국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받아쳤다. 

12월 들어 긴장 지수가 한층 높아졌다.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압박했다. ‘중대조치들’이란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 등을 말한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7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위성 발사에 활용되는 장거리 로켓 엔진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보였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ICBM이라는 관측이 부상하자, 미국도 바쁘게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한반도 정세가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북미)대화의 모멘텀 유지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그 직후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다.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다. 우리 둘다 이 방식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8일 트윗을 통해서는 “김정은은 너무 영리해서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잃을 게 너무 많다”며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김영철 부위원장은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받아쳤다.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압박했다. 너무 나갔다 싶었는지, 그 직후 리수용 부위원장이 나서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수위를 조절했다. 

미국도 유화 손짓을 보냈다. 일부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요구한 10일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회의 소집을 거부하고, 11일 북한 핵.미사일 관련 회의를 열었다. 켈리 크래프트 대사는 미국이 유연성을 보일 준비가 되어 있으나, 북한 측도 위성 또는 ICBM 발사를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완화 결의초안을 안보리에 회람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2019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었다”면서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이 이날 담화를 통해 “첨예한 대결상황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해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별일 없이 연말을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비건 특별대표는 16일 서울에서 개최한 브리핑을 통해 “나는 북한과의 협상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기에 있다”며 “북한 상대방에게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19일 예정에 없던 베이징을 방문했으나 북미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상황의 엄중함을 공유했다. 전날 하원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상태에서 북한 관련 상황관리에 나선 셈이다. 

관련국들의 지성이 통했을까.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 

0 2020년 남북미 모두의 ‘새로운 길’을 위해 

연말 시한이 닷새 남은 26일 현재,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셈법’을 내놓으리라 전망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조만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을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길’은 ‘자력갱생’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7일자 <노동신문>은 “자력부흥, 자력번영의 장엄한 새시대”라는 표현을 썼다. 더 이상 제재 완화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경우 미국과의 핵 협상 필요성은 사라진다. 핵협상 중단은 필연적으로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 철회로 이어질 것이다. 유예의 (암묵적) 전제조건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철회 선언을 한다고 즉각 장거리 미사일이 날아다닐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 

희망적인 관측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끝나고 선거전에 본격 돌입하는 내년 2월 또는 3월까지 기다린다면 북한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국장에 따르면, 탄핵의 족쇄에서 풀려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타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협상 의지가 충만한 비건 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했다. 찬성 90표 반대 3표라는 상원 인준 투표 결과에서 보듯, 의회와의 관계도 긴밀하다. 폼페이오 장관이 내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면 장관 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9월 10일 경질됐다. 후임자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비건 부장관은 죽이 잘 맞는다는 평이다. ‘하노이 노딜’ 때의 두 가지 장애물인 △측근의 반대, △의회의 방해를 극복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여전한 걸림돌은 지난 1월 31일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밝힌 비건 부장관의 대북접근법이다. 볼턴의 ‘리비아 모델’과 북.미 정상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뒤섞인 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까닭이다. 6월 19일 애틀랜틱카운슬 강연은 1월 말 강연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평이다. 지난 11일 뉴욕, 16일 서울에서 비건 부장관이 밝힌 ‘유연성’이 1월말 구상과 어떻게 다른지 불분명하다. 

북한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미국을 직접 상대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다시 중재자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 주체가 남측 문재인 대통령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2020년에는 남북미 모두에게 이로운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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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환 (thkwak) 2019-12-29 06:02:13
이광길기자의 노작이다. 팩트체크를 바탕으로 너무 잘 분석하였다. 공감한다. 첨삭한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새해 2월이나 3월에 개최될 많은 변수들이 나타난기 시작한다. 먼저북한은 트럼프를 자극하지 않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트럼프도 탄핵건이 곧 해결이 될 것으로 보여 재선을 위해 북미비핵화 협상이 타결되길 원하기 때문에 '새로운셈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대통령은 '중재자'역할에서 벗어나 한반도문제의 당사자로서 역할을 기대한다.문정부는 한반도비핵-평화로드맵을 만들어북미양측을설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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