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신효원 통신원 / 안동시여성농민회 회장

 

▲ <조선학교차별반대! 고교‧유보무상화적용!을 위한 우리학교시민모임 13차 방문단>이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오사카를 방문하였다. 오사카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동포의 우리옷 가게 <금강> 앞에서 단체사진.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 일정 첫날 밤, 동포들이 준비한 환영연회가 끝나고 다같이 찍은 기념사진.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조선학교차별반대! 고교‧유보무상화적용!을 위한 우리학교시민모임 13차 방문단>에 참가하여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오사카를 방문하였다.

오사카의 조선학교(동포들은 우리 말과 글과 역사를 배우는 학교를 함께 만들고 지켜간다는 의미로 <우리학교>라고 부른다고 한다.) 방문, 코리아타운 둘러보기, 남과 북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박영이 감독의 <4.24 무지개의 기적>관람, 재일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관람 그리고 동포들과의 작은 연회 등의 일정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재일동포 학생들의 우수예술작품발표회 관람이었다. 지금도 회상하건데 자랑찬 조선학교 학생들의 훌륭한 재능에 너무나도 가슴이 벅차올라 말로는 다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 하나에도 꿈이 실려 있었고, 아이들의 작은 손길 하나에도 미래와 희망을 느꼈다. 별빛보다도 더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하나 된 통일 조국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2018년 4월 27일!
세계 각지의 외신기자들! 발 빠른 취재현장!
남과 북 해외 동포들까지 온 겨레가 하나 되어 하던 일손 멈추고 숨소리까지 죽여 가며 지켜봤던 역사적인 순간들!
남과 북의 정상이 서로 만나 두 손 부여잡고 남쪽, 북쪽을 넘나들며 형제애(동포애)를 나누던 그 순간!
우리는 통일이 되는 줄 알았다. 분단의 철조망이 걷히는 줄 알았다.

▲ 오사카 조선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제52회 재일조선학생중앙예술경연대회’ 우수작품발표회의 한 장면.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 우수작품 발표회가 끝나고 공연했던 학생들과 운이 좋게도 함께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통일은 지금도 너무 늦었지만 더 이상 늦출 수도 늦춰서도 안 된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으로 치닫고 있는데, 내 민족 문제도 해결 못한 채 무엇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남북이 하나 되지 않고 어떻게 이 땅의 평화정착을 꿈꿀 수 있단 말인가.

일제시기 일본에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뒤 분단된 역사의 뒤안길에 버려지고, 모든 것 다 빼앗기고,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된 우리 동포들 그리고 그 자손들.

일본 정부의 온갖 차별, 탄압을 받아가면서도 오직 조국이 통일되면 나의 고향, 내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으리란 희망 하나로 민족의 얼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우리말, 글, 문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차별, 탄압,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버텨내고 있는 우리 조선의 아이들!

이젠 더 이상 뿌리치지 말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차별하고 고교무상화에 이어 유아교육‧보육무상화(유보무상화)에서도 제외시키는 등 온갖 행패를 일삼는 현실을 보다 못해 의식 있는 일본인 단체들도 나섰다.

일본인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조선학교 차별반대를 외치며 물심양면으로 애쓰고 있다는데, 유엔에서도 차별을 시정할 것을 여러 번 권고해오고 있다는데, 이에 양심의 가책을 받은 우리도 뭔가를 해야만 했기에 각 시민단체가 연대해서 일본 정부에 맞서 아베 정책을 규탄하고 조선학교 아이들 차별 교육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지만 피도 눈물도 양심까지 팔아먹은 아베 정부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아무리 일본이 눈을 감고 아베가 시치미를 떼어도 지난날 우리 한민족이 당했던 천인공노할 그 긴 수모의 역사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며 세월 속에 묻히지도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아베도 똑똑히 직시하고 이제라도 하루빨리 일본은 우리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리고 사죄하고, 우리 민족, 우리 동포들에게 더 이상의 죄는 범하지 말아야하지만 아베의 고장난 난폭질주는 멈출 줄 모른다.

 

▲ 이타미초급학교의 벽. 아이들이 직접 그린 벽화로 그 중 한반도기가 눈에 띈다.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 이타미초급학교의 교원선생님들과 함께.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이젠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좀 더 넓고 따뜻한 안목으로 우리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어야만 한다. 더 이상 눈치보고 기다리고 무얼 망설여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내 고향, 내 조국을 두고도 긴 세월동안 온갖 상처로 얼룩진 우리 아이들의 가슴을 쓰다듬어주어야만 한다. 일본에서 조선학교에 다니는 그 아이들은 우리의 후손들이며 우리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녀를 둔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상처투성이로 긴 아픔의 세월을 살아온 우리 조선학교 아이들의 뿌리 깊은 상처 치유하지 않은 채 이 상처의 아픔을 후세들에게 물려주는 부끄러움은 없어야한다.

오직 평화와 웃음만을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역사를 만들어가야만 한다. 바로 나 자신, 내 가족부터 손잡아주고, 조건 없이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서 한 가족, 한 민족만 생각하면서 우리 동포들 위해서 우리가 그 길을 만들어가야만 한다. 이 땅에 분단의 아픔은 이제 더 이상 없어야한다. 북에도, 남에도, 해외동포들에게도...

우수예술작품발표회가 펼쳐졌던 그 넓은 공연장에서 우리는 조선학교 학생들에게서 질서를 배웠고, 양보와 배려를 배웠다. 그렇게 훌륭한 무대에 올리기까지 조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아버지, 어머니들은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용기 잃지 않고 그토록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시느라 얼마나 애쓰셨을까? 너무나 존경스럽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노고는 얼마나 컸을까!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여러 어려움 극복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얼과 말, 글, 역사,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그토록 훌륭하게 지도해주셨는지! 마치 내 자식의 선생님이나 된 듯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다.

▲ 오사카제4초급학교 교사를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 참가단 내내 통역을 통해 많은 도움을 주었던 동포와 함께.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방문했던 학교마다 그리고 우리가 가는 곳곳마다에서 많이 배우고 많은 가르침 받고 왔다. 가는 곳 마다 현지에서 환대해주시고 훌륭한 자리 만들어주시느라 마음 써주시며, 오직 우리의 하나 된 통일 조국의 앞날만을 위해 애써주시던 여러 선생님들께 다 하지 못했던 인사를 지면을 빌어 전하고 싶다.

그리고 다짐한다. 우리 동포들이 가는 그 길, 우리 조선학교 아이들을 위해 외롭고 힘겹게 싸우는 그 길에 이제라도 우리가 함께 동참해야겠다고. 그러니 부디 부디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머니들께서 정성을 다해 만들어주신 곽밥과 반짝이는 실력의 통역사 선생님도 벌써 그립다. 마지막 날 저녁, 나카오사카학교에서 즐겼던 불고기파티에서 눈앞을 가린 진한 연기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양 동분서주하시면서 살갑게 챙겨주시던 어머니들! 숯불고기, 손수 부친 지짐이며 김치, 미역국까지 어머니들의 정성이 깃든 마음으로 차려진 밥상 그 맛을 어찌 우리가 잊을 수 있을까.

곳곳에서 베풀어주신 진심 어린 정성, 뜨거운 동포애, 진정 가슴으로 새기며 분단된 조국이 하나 되고, 아름다운 꽃송이가 통일된 조국의 삼천리강산을 다 덮을 때까지 동포들과 함께 하리라.
동포 여러분,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 이타미초급학교 어머니들이 방문단을 위해 직접 만들어주신 고맙고도 맛있었던 곽밥과 미역국.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 동포들의 정성스런 음식준비로 많은 감동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나카오사카학교에서의 불고기교류회. [사진 - 통일뉴스 신효원 통신원]

“그래, 그래, 고맙고 미안하다

얼마나 울먹이며,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니?
그토록 가슴 시린 차별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견뎌내느라 또 얼마나 서러웠니?

우린 이제야 알았구나, 이렇게 늦게야 왔구나.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미안하단 말조차 할 수가 없어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장하구나, 조선의 아들아, 딸들아!
지금이라도 이토록 자랑찬 아들, 딸들을 만나게 되어서 참으로 다행이구나.
우리 이제 두 손 꼭 잡고 가던 길 함께 가자.
일본정부의 차별과 탄압이 심해질수록 우리의 아들, 딸들의 힘들은 더 크게 뭉쳐지고 꿈을 향한 희망의 길은 더욱 밝게 빛나게 된다는 걸 우리가 힘을 합쳐 함께 보여주자꾸나.
너무 늦게 잡은 손이라서 더욱 간절하구나.
너무 늦게 껴안은 가슴이라서 더욱 사랑스럽구나.

량서야! 넌 어찌 목소리가 그리도 청아하고 곱기만 하니?
          훗날 하나 된 민족의 큰 인물이 꼭 되리라고 믿는다.
호남아! 꼭 훌륭하게 커서 할아버지가 수첩에 적어놓으신 대로 전라도
          호남지방 땅을 찾아 맘껏 밟아보는 소원을 꼭 이루길 바랄게.
유수야! 지금처럼 씩씩한 모습 그대로 상급학교에 가서도 후배들 잘 보살피는
          형이 되고 모범이 되는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리우희! 일본의 차별, 탄압에서 반드시 해방되고 남북이 하나 된 조국에서 우리의 오, 우리의 저 고운 저고리를 입고 맘껏 뽐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우리 손 맞잡고 끝까지 힘찬 발걸음 멈추지 말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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