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잇따라 ‘연말 시한’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 상대방인 미국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미국의소리>(VOA)는 14일 두 개의 기사에서 미 대북문제 전문가들과 미 상원의원들의 견해를 실었다. 대체로 미 대북문제 전문가들은 북한과 대화할 것을, 미 상원의원들은 대북제재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미국의 대북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말 시한’ 강조에 대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면서도, 미국이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지만 비핵화 협상의 기준을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한미정책 국장은 13일 VOA에, 북한이 자신들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북한의 협상 스타일은 미국의 마지노선을 생각 안하고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의 전략은 미국으로부터 연말까지 무엇을 받아낼 수 있는지를 시급하게 알아내려는 측면이 있다”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달 스톡홀름 실무 협상 결렬 이후 담화의 주체와 표현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국무위원회가 담화를 내는 것은 드문 경우이며, 이는 북한이 해당 사안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다는 것.

엄 연구원은 “북한의 지나친 요구에도 미국에 이익이 되는 좋은 합의를 해야 한다”면서, 북미 양측이 주장하는 마지노선에 분명 서로의 요구사항이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며, 양측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중간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북한에 일방적인 양보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으며,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미국이 유연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겠지만 협상 기준은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미국 상원의원들은 북한이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대미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추가 북미 정상회담은 불필요할 것이라며, 대북제재 강화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릭 스콧 미 공화당 의원은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일축하면서 “북한은 (미국을) 압박할 능력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콧 의원은 연말 시한을 제기하며 미국의 변화를 압박하는 북한의 태도가 “실망스럽다”며, “또 다른 장난일 뿐”이라면서, 북한이 대화에서 이탈하고 ‘새로운 길’을 택할 경우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한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도 “대화의 시한은 없어야 한다”면서, 추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 협상 교착 타개 가능성을 일축하며, “미국은 당장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 군사위 소속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은 북한의 대미 압박과 도발 시도는 늘 봐왔던 것이라면서 추가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 교착 상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가 높은 인내와 아량을 가지고 연말까지 정해준 시한부도 숙고하여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과 관련해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함과 아울러 미국이 지금의 정세 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머잖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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