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측에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모두 포기하라는 ‘빅 딜’을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북측이 밝힌 회담 결렬 사유와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볼튼 보좌관은 이날 CBS, 폭스뉴스, CNN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문서(paper) 2개를 건넸다”며 “그 문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당신(김정은)은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이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얻는다는 것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하노이 정상회담(2.27~28일)에서 2개의 문서를 전했다는 것은 처음 알려진 사실이다.

볼튼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볼튼의 주장은 북측이 공개한 협상 결렬 원인과는 차이가 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회담이 무산된 28일 늦은 밤(29일 새벽)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볼튼 보좌관도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의) 낡은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폐기 등 극히 제한된 양보를 제안하면서 그 대가로 상당한 제재 해제를 원했다”고 북측의 입장을 확인했다.

결국 북측은 영변핵단지 전면 폐기와 민수.민생부문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측은 전면 비핵화 나아가 생화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까지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전면 폐기와 경제발전 비전을 제시한 이른바 ‘빅 딜’을 제안한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볼튼 보좌관은 “만약 당신이 좋은 거래를 얻을 수 없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가능한 한 최선의 거래를 제안했다면 '노 딜'(no deal)이 ‘베드 딜’(bad deal)보다 낫다”고 미국측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북한이 이번 회담을 재평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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