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초등학교 5학년, 김태훈 615합창단 아들)
오늘(20일) 아침 일찍 등산을 갔다. 원래는 어제 일 때문에 삐쳐서 안 가려고 했는데 아침에 기분이 풀려서 그냥 등산을 갔다.
산은 작년에 등산을 처음 간 산인 북한산 형제봉 옆으로 있는 대성문으로 갔다. 어른들이 보현봉에 오르자고 해서 가기 싫었는데 거기 가는 길은 막혀있다고 다른 어른이 내려오면서 말씀해주셨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보국문으로 가서 정릉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올라가는 데부터 경사져 있어서 너무너무 힘들었다. 거의 45˚였다. 그래서 조금 가다 쉬고, 조금 가다 쉬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절(일선사)에 도착했다. 나는 공양을 하고 절을 했다. 그리고 다시 올라갔다.
정말 공기가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산에 오기를 정말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성문에 도착해서 밥을 먹었다. 나는 아빠가 싸오신 전투식량(라면+밥)을 먹었다.
그런데 동생이 매운 라면을 못 먹는데 내가 안 매운 라면 가지고 온 아저씨께 라면을 바꿔 먹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아빠가 동생 챙기는 게 멋있고, 잘했다고 하였다. 다른 어른들도 많이 칭찬해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멋진 형 되기 쉽다. 다음부터 가끔 멋진 형이 되어야겠다.
그런데 내가 점심을 먹으면서 웃긴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는 음주행위 금지여서 어떤 아저씨가 술 마시려면 술병을 몸으로 가리면서 먹으라고 한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면 될 텐데 숨기면서까지 마시고 싶을까? 하긴 나도 아빠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할 때가 많으니까 이해는 간다. 그리고 밥을 다 먹고, 정리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할 때는 대장님의 설명을 들어가면서 하산을 했다. 드디어 거의 땅에 다다랐을 때 잠깐 앉아서 자기소개를 했다. 솔직히 조금만 쉬는 줄 알았는데 길게 쉰다고 하셔서 아빠가 게임을 시켜주셨다. 나는 자기소개를 할 때는 일어서서 인사하고, 학교, 이름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아빠께서 650m정도라고 하셨는데 나한테는 65,000km정도로 느껴졌다. 그리고 더군다나 돌이 미끄러운 데가 많아서 다리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그래도 처음에 왔을 때는 넘어져서 다쳤었는데 이번엔 아주 잘 걸은 것 같다. 동생 미르도 산에 올 때마다 무섭다고 울었었는데 이번엔 울지도 않고 짜증도 안 내고 아주 잘 걸었다.
다 내려와서 밥을 먹으러 갔는데 밥도 아주 많이 먹었다. 누룽지는 아빠 것까지 내가 다 먹었는데 아빠가 누룽지 못 먹은 귀신같다고 놀렸다. 식당에서도 아빠 술 마시는 동안 게임을 실컷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등산보다 게임이 최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