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양심수 전원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과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3.1운동 기념의 현재적 의미는 ‘양심수 석방’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3.1절 특별사면’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양심수 전원을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는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의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과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시 일제의 통계에 의하면 3.1운동 구속자는 46,948명에 달한다. 훗날 만들어진 개념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양심수”라며 “임시정부 정신을 올곧게 잇는 것은 ‘양심수 석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헌장 정강 3조’는 ‘일체의 정치범을 특별히 석방함’이라고 되어 있다”며 “‘양심수 석방’은 100년 전 ‘건국의 아버지들’이 우리 민족과 세계 인류 앞에 했던 약속”이라고 역사적 맥락을 짚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이미 한 번의 기회를 저버렸다”며 2017년 연말 특별사면에서 양심수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던 사실을 지적하고 “더 이상 외면해서도, 더 이상 늦추어서도 안 된다. 만에 하나 ‘선별 석방’도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한 양심수 전원 석방 결단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에 동조단식을 벌였던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과 특히 사면 관련해 실무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은 양심수의 기준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고 상기시키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석기 전 의원을 제외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안하면 정말 다시 문재인 정부는 민심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원칙을 저버리는 정권이 될 것이고, 개혁정권이 아닌 점점 이전 정부의 실패한 정권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이번 3.1절 대특사에서는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전 양심수들, 이전에 부당한 탄압을 받았던 사람들이 모두 사면복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규 민중당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한지 오늘로 624일이 지났다. 이석기 전 의원이 감옥에 갇힌지 1967일이 지났다”면서 “양심수를 석방하는 것은 우리 시민들의 명령이다. 촛불혁명의 명령이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624일 동안 그 명령을 수행하지 않고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 홍성규 민중당 공동대표 겸 사무총장은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이석기 전 의원 누나 이경진 씨,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홍성규 민중당 사무총장,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 스님.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양심수는 민주주의와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 양심수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사회에서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민주를, 민주공화국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단 하루가 급하다. 바로 지금 당장 대한민국의 모든 양심수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은 “노동을 해서 살아가는 노동자가 양심수”라며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구속노동자와 당인리화력발전소 희생자 등을 거론한 뒤 박상기 법무장관과 조국 민정수석을 겨냥했다.

나아가 “이석기 의원이 왜 들어갔느냐”고 반문하고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을 때 부정선거를 호도하기 위해서 갑자기 내란조작을 해서 희생된 것 아니냐. 남의 일이냐”고 따졌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양심수가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니다. 양심수이기 때문에 석방돼야 되는 것이다. 양심수이기 때문에 사면돼야 되는 것이다”고 전제하고 “선진국가, 문명국가라면 이런 양심수는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3.1절, 광복절, 성탄절 이걸 따질 때가 아니다. 양심수이기 때문에 바로 판단해서 석방하고 사면복권시켜야 되는 것이다”며 “대통령 사면권은 역사와 정의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것은 국민들에게 매우 호감스런 일이다. 이것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참가자들은 양심수가 석방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구속되는 퍼포먼스를 갖고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양심수가 석방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사법농단 주범 양승태를 구속하고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면을 실무적으로 준비는 하고 있고 대상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아직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하고 “고심중, 미정”이라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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