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안개를 가르고 대동강 철교 위로 태양이 떠오릅니다. 유유히 흐르는 대동강 물결이 금세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네요."

▲ 윤문영 , 『평양에서 태양을 보다』(내인생의책, 2018) [사진제공-내인생의책]

평양 시내를 흐르는 대동강위로 준설선이 떠 있고 그 위로는 아침 태양이 철교에 걸터 앉은 듯 노랗게 강물을 물들이고 있다. 등교길인듯 소년단의 상징인  빨간 스카프를 맨 어린 여학생 둘이 '쵸콜레트 단설기'를 먹으며 재잘대는 표지 장면이 인상적인 이 책의 제목은 『평양에서 태양을 보다』(I see the Sun in Pyeongyang)

출판사 <내인생의 책>에서 어린이 여행인문학 시리즈의 여덟번째 순서로 내놓은 책이다. '가보지 못한 곳, 가기 힘든 국가와 도시에 대한 여행'을 주제로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네팔, 터키 순서로 출판을 했으니 '평양'편 역시 시리즈로서는 적중한 셈이다.

앞선 '~에서 태양을 보다' 시리즈가 7권까지 작가 데디 킹과 주디스 잉글레세의 글, 그림으로 만들어졌다면, 이번 책은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윤문영 작가의 글과 그림에 정창현 현대사연구소 소장의 감수를 거쳐 완성됐다.

그곳에 살고 있는 또래 아이의 시선에서, 서로 같도 다른 모든 것을 선입견없이 그대로 바라보려고 애쓴 것은 앞선 다른 책들과 다르지 않다.

오늘 아침 감기에 걸린 언니를 위해 어머니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고 등교하는 내눈에 비친 대동강은 아침 햇살이 비춰 황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아파트 앞 도로와 공원에는 남녀노소 모두 나와 청소를 하는 모습이 어제와 다르지 않고 얼마전 이산가족 상봉때 남조선에 사는 할머니를 만난 옆집 친구 령희와 나눠 먹는 단설기는 얼마전 먹어본 초코파이와 맛이 비슷하다.

▲  『평양에서 태양을 보다』 [사진제공-내인생의책]

작문 시간에 지어서 낭독한 통일에 관한 시는 "삼천리 우리 강산 아이들아, 우리 만나 얼었던 땅 녹여내자. 힘을 합쳐 막인 문을 밀어내자. 이땅의 아이들아, 이땅의 꽃들아, 삼천리 이땅은 우리가 주인이다. 어서 만나 얼싸안고 울어보자. 우리 모두 하나되어 웃어보자."

아침부터 밥먹다 말고 몰래 어머니가 아끼는 로션을 찍어 바르는 언니는 남남북녀라며 북조선 여자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지만 통일이 되면 남조선 김연아 선수에게 배워서 올림픽에 나가는 게 꿈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 '휘거스케이팅' 연습생이다.

오늘 생일을 맞은 언니를 축하하기 위해 창전거리 대동강변에 있는 옥류관에서 하기로 한 외식. 갑자기 쏟아지는 비때문인지 높디 높은 건물사이로 자동차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날씨가 궂은데도 손님이 가득한 옥류관은 역시 평양의 자랑. 집으로 돌아와 언니와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평화를 사랑하는 내가 양보한다.

"어느새 비가 그쳤는지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합니다. 내일도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겠지요."

조금 낯선 낱말들은 풀이를 해주고 최근 평양의 변화에 대한 정리가 덧붙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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