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씨름을 처음으로 공동 등재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열린 105kg이하 한라장사 씨름 결승전. [사진출처-대한씨름협회]

남북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씨름을 처음으로 공동 등재했다.

문화재청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26일 오전 (현지시간) 모리셔스 포트 루이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가 “남북의 씨름이 그 연행과 전승양상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의미에 있어 공통점이 있다”며 “평가기구가 남북 씨름을 모두 등재 권고한 점을 고려해” 개별 신청 유산의 공동등재를 결정한 것.

앞서 북측은 2014년 3월 씨름 등재신청을 냈으나, 한 차례 보류받은 뒤, 2017년 수정해 다시 심사를 받았다. 남측은 지난 2016년에 별도로 씨름 등재를 신청했다. 지난달 열린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남북 씨름을 각각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후 남북은 씨름 공동 등재를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문화재청과 외교부 등은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남북 씨름 공동 등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김용일 유네스코 북한 대표부 대사도 유네스코를 접촉해 공동 등재를 위해 노력했다.

남북의 움직임에, 유네스코도 함께했다.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특사가 지난 15일 평양을 방문해, 씨름 공동 등재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북측도 공동등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결과, 이날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긴급안건으로 남북 씨름 공동등재 안건이 제출됐으며, 24개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공동등재가 결정됐다.

▲ 2015년 9월 추석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제12차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 [자료사진-통일뉴스]

단, ‘씨름’의 영문 표기를 남측은 ‘Ssireum’, 북측은 ‘Ssirum’이라고 제출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는 ‘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으로 등재됐다. 첫 남북 공동등재와 관련한 남북 공동행사 개최 여부는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씨름 공동등재 소식을 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문화유산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남북이 함께 하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환영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의 남북 문화유산 교류에도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며 “정부는 북한과 유네스코와의 협의 하에 우리 민족 공동의 유산이 유네스코에 적극적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리랑’, ‘김장문화’ 등 남북이 각각 유네스코에 공동등재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등재하는 여부도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검토해봐야 한다. 통합하는 결정문 채택만 하면 되는 것인데, 과정상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 사무국과도 협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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