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 만에 처음 열린 10.4민족통일대회 방북단이 6일 오후 서울에 돌아왔다. 고려호텔 직원들이 방북단을 환송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11년 만에 처음 열린 10.4민족통일대회 방북단이 6일 오후 서울에 돌아왔다. 이들은 귀환에 앞서 평양 중앙식물원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심은 나무를 둘러봤다.

10.4민족통일대회 방북단 159명은 이날 오후 7시 20분경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공군 수송기를 타고 출발, 서해 직항로를 경유해 약 1시간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애초 이날 오전 11시경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수송기가 뜨지 못해, 귀환 시간이 늦춰졌다.

전체 방북단은 160명이었으나, 김현 더불어민주당 부총장이 모친상으로 5일 긴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방북단은 지난 4일 평양에 도착,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환영공연,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어 5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10.4선언 11주년 민족통일대회를 치렀다. 옥류관 오찬, 만수대창작사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참관, 당국.민간 부문별 모임, 대집단체조 및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 평양 출발에 앞서 방북단은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중앙식물원을 방문했다. 여기에는 10.4선언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심은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 방북단은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11년 전 평양 중앙식물원에 심은 소나무 보며, 노무현 대통령 추모

이날 평양 출발에 앞서 방북단은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중앙식물원을 방문했다. 여기에는 10.4선언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심은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 방북단은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노무현재단의 주최로 진행된 행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산, 화포천, 봉하들판, 사저, 고시공부하던 마옥당, 생가 등 6곳에서 물과 흙을 가져와 나무에 합토.합수하는 의식이 진행됐다.

합토.합수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힌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는 “북측에서 그날 공동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이렇게 관리해 주시고, 이렇게 잘 지켜주시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북측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신뢰는 우리가 이렇게 같이 실천하고, 또 실천하고, 그렇게 해서 서로 실천을 해나갈 때 앞으로 계속해서 신뢰가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울먹였다. “10.4선언 정신을 이어받고 계승 발전시킨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 소나무가 모진 비바람, 추위, 더위 이겨내고 잘 컸듯이 공동선언도 철저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1년만의 기념행사를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소나무를 보니까 정말 싱싱하고, 민족의 기상을 보여주는 나무로 잘 자라고 있어 마음적으로 흡족하다”며 “아무리 분단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렇게 싱싱하게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는 소나무가 상징하듯이 한반도에 생기가 도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장학생으로 방북한 정선호 성공회대 학생은 “노무현 대통령은 제3의 경로를 많이 바꿔준 대통령”이라며 “물리적 장벽은 마음만 먹으면 다함께 손잡고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이 자리에 계셨으면 이 말씀을 해주셨을 것 같다. 다시 헤어지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백종천 세종연구소 소장은 소나무를 향해 두 번 절을 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을 기렸다.

행사를 마친 방북단은 태풍으로 인해 귀환 시간이 늦어지자 중앙동물원과 자연박물관을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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