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사대표단 방북 결과에 대해 브리핑했다. 특사단 일행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가운데)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배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은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6일 발표했다.

그러나 9월말 UN 총회 계기 남북미 정상회담이나 종전선언은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정의용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 4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결과 브리핑을 갖고 “특사단은 방북을 통해 북측과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문제를 폭넓게 협의하였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 제반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있는 협의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인사들과도 만나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협의하였다”면서 네 가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방북 특사대표단은 지난 3월 5일 1차 방북 때와 똑같이 정의용 특사와 대표인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구성됐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면담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단독 배석했다.

▲ 정의용 실장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일정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의용 실장은 합의사항 첫째로, “남과 북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2박 3일간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 경호, 통신, 보도에 관한 고위 실무협의를 내주 초 판문점에서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의 점검과 향후 추진 방향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평양 정상회담 의제를 개략적으로 제시했다.

둘째로,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남북 간에는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이상 구체적인 실현 방안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셋째로, “현재 남북 간에 진행 중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를 계속 진전시켜나가고, 남북 정상회담 계기에 상호 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 합의를 18일부터 열리는 평양 정상회담으로 넘긴 것.

넷째로, “남북은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에 개소하기로 하고, 필요한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소일은 못박지 않았다.

정의용 실장은 “앞으로 남과 북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에서 보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 나가겠다”며 “이번 특사 방북 결과는 미국 등 유관국에 상세히 설명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UN 총회 계기 남북미 정상회담 “실현되지 않을 것”

▲ 대북특사단 방북 결과에 내외신의 귀가 쏠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현안으로 떠오른 유엔총회 계기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9월 유엔총회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담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여러 가지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문제와 관련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 여러 차례 분명하게 천명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자기의 이러한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 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 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하는 이야기도 했다”는 것. 구체적으로 “풍계리는 갱도에 3분의 2가 완전히 붕락해서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일 뿐만 아니라 이것은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예시하고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들인데 이러한 조치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좀 인색한 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결정에 관한 자신의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북한도 남측의 역할을 좀 더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대통령께서 평양에 방문하시게 되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남북 간에 협력의 구체적 방안에 관해서 더 심도 있는 논의가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 ‘동시행동 원칙 준수’ 강조

▲ 정의용 실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고, 관련국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한, 또 여기에 필요한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도 이러한 우리의 판단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 또 우리나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 즉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동맹이 약화 된다, 또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된다 하는 것들은 종전선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입장을 저희한테 표현을 해왔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 그런 점을 분명히 했다”며 “최근 북미 간 협상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렇게 강조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의 70년간의 적대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 그런 입장을 얘기했다”면서 “북한의 선제적인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 하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은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할 용의와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도 전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를 취해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전달한 셈이다. 다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제4차 방북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는 하지 않았다”고.

정의용 실장은 “앞으로 남과 북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에서 보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 나가겠다”며 “이번 특사 방북 결과는 미국 등 관련국에 상세히 설명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방북 특사대표단 일행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배석했다. 앞서, 방북 특사대표단은 5일 오전 9시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하고 만찬을 가진 뒤 밤늦게 귀환했다.


(추가,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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