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단일팀 남녀 혼합복식 장우진(남)-차효심(북)조가 4강 5세트 마지막 경기를 이긴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2018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출전한 남북 단일팀 남녀 혼합복식 장우진(남)-차효심(북)조가 결승에 진출했다. 관중들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며 기뻐했고, 선수들은 벌써부터 헤어짐을 걱정할 만큼 이미 '하나'가 되었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2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혼합복식 4강전 경기에서 대만의 첸치엔안-쳉이칭 조를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해 중국조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이날 혼합복식 4강 경기는 두 테이블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남북 단일팀은 대만조와 한국 임종훈-양하은 조는 중국의 왕추친-순잉샤 조와 경기를 치렀다. 양쪽에서 4강전 경기가 진행되자 체육관은 이들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대전 시민으로 구성된 공동응원단은 물론, 일반 시민들과 북한 선수단까지 한마음으로 두 팀 모두 승리해 결승에서 만나기를 바라며 '화이팅'을 외쳤다.

▲  20일 낮 12시에 시작된 혼합복식 4강 경기. 남북단일팀의 장우진-차효심 조의 경기(앞쪽, 1번 테이블)와 한국 임종훈-양하은 조의 경기(뒤쪽, 2번 테이블)가 동시에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는 1세트를 11대 6으로 내줬다. 상대의 실력이 뛰어난 것을 알고 있었지만, 힘든 경기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단일팀은 힘을 내 2세트를 11대 5로 따내  균형을 맞췄다.

3세트는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고 거듭한 끝에 단일팀은 아깝게 16대 14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제 1세트만 내주면 탈락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단일팀은 좌절하지 않고 힘을 내 4세트를 11대 6으로 이기고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이어갔다.

5세트는 정말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점 한 점이 소중하다 보니 선수들도 긴장해 보였다. 세트 초반 양 측 선수들의 실수가 자주 나왔다. 그러자 관중들은 더 큰 소리로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결국 단일팀은 11대 4로 경기를 승리했다. 마지막 차효심 선수의 스매싱이 상대 테이블에 꽂히면서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은 축제를 방불케 했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이겼다!", "잘했다!"를 외치며 단일팀의 선전을 축하했다. 장우진, 최효심 선수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하게 웃었다. 이들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 열띤 응원을 해준 응원단을 향해 장우진(오른쪽), 차효심(왼쪽)가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김택수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단일팀의 호흡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특히 "상대의 실력이 좋아서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고 말했다.

장우진 선수도 "코칭 스텝들도 잘해 주시고 북측 선수들도 같이 연습하면서 친해져 도움이 많이 됐다"며 "특히 누나(차효심 선수)는 기술적으로 남자 공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배포도 크고, 멘탈이 강하다"며 차효심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승할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결승까지 온 만큼 우리도 호흡이 잘 맞고, 잘 헤쳐가고 있기 때문에 진다고는 생각해보지 않는다"며 우승을 향한 결기를 보였다.

그는 또 '경기가 끝나면 차효심 선수를 비롯한 북측 선수들과 헤어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느냐'는 질문에 "어제 잠들기 전에 생각해 봤다"고 말한 뒤 "(북측 선수들에게) 더 애착이 가고, 하나같았다"며 "헤어지면 울컥할 것 같고,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 마지막 5세트 경기를 이긴 후 포옹을 하는 두 선수. 남북 단일팀으로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다시 헤어져야 한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아쉽게도 결승행이 좌절된 한국의 혼합복식 임종훈-양하은 조가 4강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또 다른 4강 진출 팀인 한국 임종훈-양하은 조는 중국의 왕추친-순잉샤 조에게 세트스코어 3대1로 져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한편, 올해로 18번째를 맞은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는 17일부터 22일까지 대전 한밭체육관과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며, 북한을 비롯해 전 세계 28개국 238명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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