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코리아오픈탁구대회 본선 첫날, 남북 단일팀의 최일-유은총 선수조와 한국의 이상수-전지희 선수조가 16강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붉은색 유니폼이 이상수-전지희 조, 파란색 유니폼이 최일-유은총 조.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충무체육관으로 경기장을 옮겨 진행된 2018코리아오픈탁구대회 본선에서도 통일응원단이 '우리는 하나', '이겨라 코리아' 등을 외치며 남북 단일팀, 남과 북 선수들을 응원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2018코리아오픈 세계탁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19일 오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남북단일팀 혼합복식조와 남한선수 혼합복식조가 경기를 펼쳐 응원하는 시민들의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 어느 팀도 응원하기 어려웠던 것.

이 경기는 단일팀 최일(북)-유은총(남)조와 남한 이상수-전지희조의 혼합복식 16강 경기였다. 단일팀은 붉은색 상의의 경기복을, 남한팀은 푸른색 상의의 경기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같은 시각, 다른 테이블에서는 남한 혼합복식조가 인도 선수조와,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북한선수조가 일본 선수조와 경기를 펼쳤지만, 역시 최고의 관심경기는 단일팀이 출전한 경기였다. 수십 명의 취재진들도 이 경기장을 둘러싸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등 단일팀의 인기는 대단했다.

대전시민들로 구성된 공동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힘내라 힘내라, 코리아 힘내라"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단일팀과 남한선수를 모두 응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남한조 이상수 선수의 스매싱이 단일팀의 테이블에 꽂히면 응원석에서는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북한 최일 선수의 멋진 드라이브가 성공할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경기내용에 있어서도 박진감이 넘쳤다. 1세트는 남한조가 따냈고, 2세트는 단일팀이 가져갔다. 3세트는 다시 남한조가 이겨 세트스코어 2대1이 되었다. 벼랑 끝에 몰린 단일팀은 4세트에서 더욱 힘을 냈다.

10대 10의 듀스는 다시 11대 11로 이어졌고, 결국 13대 11로 남한조가 단일팀을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난 후 4명의 선수는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긴 조나 탈락한 조나 모두가 활짝 웃었다. 응원단에서는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 계속해서 들려왔고 최일-유은총 선수는 셀카를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  경기를 끝낸 후 남북 단일팀의 최일-유은총 선수와 한국의 이상수-전지희 선수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경기 후 남한 유은총 선수는 "북한 최일 선수와 동갑이라 편안하고 잘 맞았다. 생각보다 게임도 잘 했고 내용도 좋았다"며 "그런데 마지막에 결정구 같은 게 연습이 덜 되다 보니(진 것 같다),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승리한 남한조의 이상수 선수는 "북한선수들과 팀을 같이하고 있지만, 게임은 게임이니까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경기했다"며 "선수 대 선수라고 생각하고 게임했다.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상수 선수는 북한 박신혁 선수와 단일팀을 이뤄 남자복식 경기에도 출전하고 있다.

그는 또 단일팀의 기량을 묻는 질문에 "아무래도 단일팀이 같이 연습할 시간이 적어서 손발이 안 맞는 것도 있다"고 말하고, 상대한 최일 선수에 대해 "북측 선수들이 원래 기량이 워낙 뛰어나서 상대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경기 외에도 관중들의 관심을 끄는 경기가 펼쳐졌다. 북한 박신혁-김남해조가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MORIZONO Masataka)-이토미마(ITO Mima)조와 5세트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던 것. 옆 테이블의 모든 경기가 끝난 상황에서도 이 경기는 5세트를 이어가고 있었다.

세트스코어 2대2로 동률을 이룬 상황에서도 5세트가 시작됐다. 앞서거니 뒤서 거니를 반복하던 경기는 결국 10대 10 듀스로 접어들었고, 일본팀을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관중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경기결과는 14대 12로 북한조가 승리했다.

▲ 같은 시각, 1번 테이블에서 진행된 북측의 혼합복식 박신혁, 김남해 조가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가(MORIZONO Masataka)-이토 미마(ITO Mima) 선수를 상대로 승리하고 손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경기를 마친 후 박신혁 선수는 "김택수 감독님을 비롯한 남측 분들이 잘해주고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고, 김남해 선수는 "경기가 상당히 어려웠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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