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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옆 동네 '서촌' 일대 느릿하게 걸어보기<신간안내> 유영호의 『서촌을 걷는다』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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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6  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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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남쪽의 교동이나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과 함께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서촌(西村)은 경복궁과 내사산 가운데 서쪽 산인 인왕산 사이에 있는 지역을 뜻한다. 동쪽 경계는 경복궁, 서쪽은 인왕산, 남쪽은 사직단 앞길, 북쪽은 창의문(자하문)과 북악산이다. 행정동으로는 종로구 청운효자동과 사직동이 있고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등이 있다."

중립적이고 검증 가능한 자유 콘텐츠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한국어 위키백과'가 설명하는 서촌의 대략적인 윤곽이다. 

   
▲ 유영호, 『서촌을 걷는다-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2018.6. 240쪽, 15,800원 [사진제공-도서출판 창해]

3년전 안산에서 인왕산을 지나 낙산과 남산으로 이어지는 18.6km 한양성곽 길을 따라 걷는 역사기행서 『한양도성 걸어서 한바퀴』를 쓴 유영호 작가가 최근 다리 품을 팔아 이곳 서촌 일대를 돌며 쓴『서촌을 걷는다-과거와 서울을 잇는 서울역사산책』을 자신의 역사기행서 목록에 추가했다.

딱히 지리적으로 서촌의 범위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인왕산과 북악산에서 흘러내린 백운동천과 중학천이 만나 청계천 본류를 이루는 광화문 네거리 땅 밑 사정을 드러낸다. 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옥이 버티면서 요상하게 왜곡된 광화문광장 개발사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한다. 

평양 만수대극장을 시샘한 박정희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세종문화회관이 지금까지 겪게 된 파란만장한 역사, 그 뒷길로 올라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18층짜리 오피스텔 건물인 '용비어천가(家)'가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의 집터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다.

서촌에서 만날 수 있는 건 광장과 도시계획, 건물만이 아니다. 역사와 문화의 보물창고인 서촌과 그곳에 둥지를 틀었던 수많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보따리이다.

지금의 서울지방경찰청 자리는 1970년대 주한미군에게 무상공여되어 그들의 숙소로 사용된 뉴내자호텔이 있던 곳. 1979년 궁정동 관제 요정에서 명을 다한 박정희의 시중을 들던 여인들이 이곳1층 커피숍에서 대기하다 부름을 받고 떠났던 곳이다.

또 다른 슬픈 역사의 흔적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찾았던 음식점이라고 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무조사까지 지시한 것으로 유명해진 '토속촌 삼계탕'집에도 스며있다.

체부동 음식점을 확장하면서 옆집을 사들였는데 지금 주차장쪽으로 확장된 그 집이 바로 독립운동가 동농 김가진이 중국으로 망명하기 직전까지 살았던 곳이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74살의 나이로 비밀독립운동단체인 대동단 총재직을 수락한 김가진은 그해 10월 아들 김의한과 함게 중국 상하이로 비밀리에 떠나 임시정부 고문으로 활동하다 1922년 77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후 김가진은 상하이 송경릉 능원에, 해방후 귀국했다 전쟁중 북을 선택한 아들 김의한은 평양 재북인사묘에, 시아버지와 남편을 따라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도맡아 했던 며느리 정정화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잠들어 있다. 

무엇보다 서촌을 유명하게 만든 건 이곳을 터전으로 삼았던 예술가들이다.

천재시인 이상(본명 김혜경)이 23살인 1933년까지 거주한 통인동 154번지, 그곳에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필운동 89, 90번지는 이상의 친구이자 최초의 야수파 화가이며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구본웅의 집이 있다.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로 시작하는 '사슴'으로 유명한 친일파 시인 노천명도 걸어서 2~3분 거리인 누하동 225-1번지에 살았다.

서양화의 박수근과 필적할 수묵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청전 이상범은 1972년 사망할 때까지 누하동의 집(178번지)과 화실(181번지)에서 살며 그림을 그렸다. 1936년 동아일보 미술기자로 일하면서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장본인이지만, 그후 일제에 굴복했다.

이상범의 집 바로 맞은 편(177번지)에는 미인도로 유명한 천경자 화백이 지난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갈 때까지 살았던 집이 있다.

윤동주가 1941년 5월부터 9월까지 살았던 누상동 9번지 하숙집은 2012년 창의문 옆에 세운 윤동주문학관과 더불어 종로구가 애지중지하는 명소이다.

이밖에도 이곳 서촌에는 이광수, 이중섭, 신익희, 이쾌대, 이완용, 김재규, 이회영, 김수임 등 숱한 인물들이 명멸한 흔적이 즐비하다.

경복궁 옆 동네 '서촌'은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한 핫 플레이스. 역사와 문화의 보물창고인 서촌 일대를 느릿하게 걸어보기를 권한다. 물론 『서촌을 걷는다』 한권 옆에 끼고 산책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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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8-07-07 12:21:21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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