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통일농구경기 방북단이 3일 평양에 도착, 금수산태양궁전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우회전을 하면 평양 시내로 들어간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평양거리에는 반미구호가 사라졌다. 북한 정부수립 70돌을 앞두고 곳곳에서는 대규모 집체극 연습이 한창이었다. 평양냉면은 역시 맛났다.

남북통일농구경기 취재를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취재진이 5일 현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왔다.

정부수립 70돌 집체극 준비 한창..거리엔 반미구호 없어

오는 9월 9일은 북한 정부수립 70돌. 평양 시내 곳곳에서 매일 저녁 일과 후 주민들이 모여 대규모 집체극 준비가 한창이었다. 김일성광장, 평양대극장 등에는 중년 여성들, 청소년들이 대거 모였다. 

무슨 행사가 있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북측 관계자는 “우리 구구절(9.9절)이 있으니까 그거 준비하는 거지”라며 “남측 기자들 중 아리랑 공연 본 기자들 많지 않디요?”라고 묻기도.

▲ 평양 고려호텔에서 바라본 평양역.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 평양 여성들은 하이힐을 신고 다녔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시내 곳곳에 설치된 선전 문구에는 반미구호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일심단결”, “계속 혁신, 계속 전진”, “만리마 속도 창조”,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등 내부결속과 4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독려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반미구호가 나부꼈던 과거와 다른 것.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남측 정부 관계자는 “북한 선전물의 숫자도 크게 줄었지만, 반미 관련 내용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양시 여성들은 굉장히 화려하고 예쁜 양산을 들었다. 서울 백화점에서 파는 양산보다 화려한 양산이 많이 눈에 띄었다는 후문.

여성들은 샌들과 힐을 신었고, 10cm 이상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은 여성도 눈에 들어왔다.

▲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기자실. 남북 국제전화가 가능한 전화기가 놓였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국제전화 통화, “평양이야?” “잘 들리니?”

남북통일농구경기 취재차 방북한 기자단은 평양 고려호텔에 머물고 있다. 평양 고려호텔 2층에는 기자실이 마련됐다. 여기에는 서울과 평양 상황실로 연결되는 직통전화가 설치됐고, 서울로 전화할 수 있는 별도의 전화기가 놓였다.

한 기자가 서울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0082+국내번호를 누르자 서울의 가족이 전화를 받았다.

서울 : 여보세요.
평양 : 여보세요.

서울 : 평양이야?
평양 : 잘 들리니? 완전 깨끗하게 들리는데, 여기 평양 고려호텔에서 민간전화하는 거야.

서울 : 어 깨끗하게 잘 들리는데.
평양 : 완전히 잘 들리네. 별일 없지? 밥 잘 챙겨 먹고. 아이들 잘 챙기고.

서울 : 맛있는 거 사 올 수 있을 면 사와. 일하는 중이라 끊어야 해.
평양 ; 그래 알았어.

서울 : 끊어.
평양 : 응.

▲ 3일 저녁 옥류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제공된 '평양냉면'. 취재진은 평양 고려호텔 내 고려식당에서 '쟁반냉면'을 먹었다. '쟁반냉면'은 '평양냉면'과 다르며,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국물이 많은 비빔냉면과 비슷하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고려호텔 평양냉면은 역시 맛나..“머리가 푸석한 걸 보니 콩팥이 안 좋은 듯”

남측 취재진은 평양 고려호텔 내 고려식당을 방문했다. 맛이 훌륭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가 주문한 메뉴는 ‘쟁반국수’. 

취재진은 “소문대로 맛이 아주 좋았다”고 전했다. 육수 비법을 묻자, 호텔 직원은 “식당 비밀입네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한 취재진은 지하 1층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했다. 원래 머리빨기(샴푸)만 해보려고 했으나, 머리 상태를 본 봉사원이 “머리가 많이 안 좋습니다. 영양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제안했다.

머리 영양은 15달러, 40달러, 50달러로 다양했다. 봉사원은 머리 영양을 해주며 “머리가 잘 빠지고 푸석푸석하고 힘이 없다. 머리카락 영양 상태는 콩팥과 관련이 있으니, 콩팥 건강을 잘 챙기라”며 검은깨를 추천했다고.

평양에서 미용 기술을 배웠다는 봉사원은 머리를 감겨주며 “영양을 한 뒤에는 뜨거운 물보다는 차가운 물로 감는 게 두피에 좋다”면서 모발과 두피 상태에 대해 꼼꼼하게 이야기해줬다. 영양에 좋다는 모발용 제품도 여러 번 뿌려줬다.

계산하려고 하자, 봉사원 왈, “영양을 하셨으니 건발(드라이)은 서비스로 그냥 해드리겠습니다.” 드라이 기술은 서울 미용실과 같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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