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14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리고 있다. 남측 김도균 수석대표와 북측 안익산 단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줄탁동시(啐啄同時)”,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하자”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14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리고 있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국방장관 회담 개최 등을 다룬다. 남북 장성들의 오랜만의 만남은 화기애애하게 출발했다.

이날 오전 10시 악수를 한 남북 수석대표(단장)는 모두발언으로 회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어갔다.

북측 단장인 안익산 육군 중장은 “아침에 비가 내리기 때문에 사실은 농사를 생각하면 단비고, 남측 대표단이 비 맞으며 분리선을 넘어올 생각 하니까 걱정했다”며 “다행히도 남측 대표단이 넘어올 때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으니까 주인으로서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고 운을 뗐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육군 소장도 “비가 그쳐서 걸어서 회담장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 회담이 성과 있게 진행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11년 만의 남북 장성들의 만남에 양측의 소감은 남달랐을 터. 안익산 단장은 “이런 만남이 10년을 넘기다 보니까 사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다”며 “온 겨레가 평화 번영을 위한 힘찬 진군을 다그치는 시기에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가장 관건적인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마주 앉았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 남측 김도균 수석대표는 '줄탁동시'를 인용하며, 남북 군사당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김도균 수석대표도 “2007년 12월 이후 햇수로 11년 만이다. 오랜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성과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주 절기가 망종이었다. 곡식의 종자를 뿌려서 가을에 수확을 준비하는 바쁜 시기인데 그런 시기에 남북 군사당국이 한자리에 모여 가을 수확을 기대하면서 이런 회담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자성어인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인용, “밖에서는 어미 닭이 껍질을 쪼아주는 노력, 안에서는 병아리가 깨고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합치된다는 의미이다. 우리 남과 북 군사당국이 협력, 합치해서 노력한다면 아마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익산 단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대성산 식물원에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꺼내 보이며, “싱싱함과 함께 10.4정신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나무처럼 풍파 속에서도 그 어떤 외풍과 역풍 속에서도 북남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길에 자기 초지를 굽히지 말자는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만남은 절대 역풍이 되지 말자. 오히려 선두주자가 되자.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고 강조했다.

▲ 북측 안익산 단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들어보이며, "회담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하자"고 강조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회담에 남측은 국방부 대북정책관인 김도균 육군 소장을 수석대표로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안상민 합참 해상작전과장,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나섰다.

북측에서는 안익산 육군 중장을 단장으로 엄창남 육군 대좌,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가 마주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52분 동안 전체회의를 진행했으며, △우발적 충돌 방지대책,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NLL) 평화수역 문제, △교류.왕래에 따른 군사적 보장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모습.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대표단이 회담장인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으로 향하는 뒤로 김일성 주석의 친필비가 보인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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